▲'윤심은 원희룡인데…' 용산 고심 깊어지는 이유 [정국 기상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치러지는 국민의힘 두 번째 전당대회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김기현 대표가 선출된 3·8 전당대회와 달리 이번 7·23 전당대회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실린 후보는 분명 존재한다. 원희룡 전 장관이 전당대회에 '깜짝 등판'한 것은,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 속에서 원 전 장관를 '대놓고' 지지하지 못할 뿐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상현·나경원·한동훈·원희룡' 4명의 후보가 차례로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당권주자들과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등 '윤심 후보는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음에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윤(非尹)',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친윤(親尹)'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나경원·윤상현 의원의 경우 모두 '친윤과 비윤 구도'를 경계하고 있지만, 크게 '범친윤'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압박하는 '채상병 특검법'만 하더라도, 한 전 비대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는 모두 반대 뜻을 굳건히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당무 불개입'을 지속 주장하며, 이번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21일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어떤 후보들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는 똑같은 대우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용산에서 특정 후보와 연계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을 비대위원장으로서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3·8 전당대회 '실패' 반면교사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와 관련해 이토록 선을 긋는 것은, 과도하게 개입했던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그 부작용을 톡톡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3·8 전당대회는 집권 만 1년이 채 되지 않은 윤 대통령 입김이 가장 강력한 시기 치러졌다.
당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핵심이었던 장제원 의원을 필두로 한 친윤계는 김기현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김 대표는 원내 신망은 두터웠지만, 전국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없어 '인지도'가 낮다는 약점이 있었다. 장 의원과의 '김장 연대'로 초반 승기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나서 '안철수·나경원 축출'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나경원 의원 전당대회 불출마를 종용하는 친윤계가 주도한 '초선 연판장'은 당내에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당시 '정진석 비대위'는 전대 경선룰을 사상 초유의 '당원 100% 투표'와 '결선 투표제 도입'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비윤 대표주자 유승민 전 의원도 '우악스러운' 친윤 정치에 출마의 꿈을 접었다.
김기현 대표는 결국 당권을 거머쥐었으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을뿐더러 임기 내내 '용산 눈치를 보는 당대표'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국민의힘은 작게는 원내대표·국회부의장 선거부터 크게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윤심' 논란에 시달렸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내내 낮은 지지율에 머물렀고, 보궐선거 참패로 김 대표는 물러나게 된다. 4·10 총선 역시 이 연장선에서 참패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수직적 당정관계' 청산은 오랫동안 국민의힘이 풀어야 할 숙제로 자리 잡았다.
윤심 당대표 원하지만…실패시 韓과의 관계도 열어둬야
대통령실 입장에서 수직적 당정관계 청산은 아쉬운 일이다. 아직 대통령 임기는 3년이나 남았고, 여소야대 속 야권은 걸핏하면 '개헌'을 외치며 대통령 지위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등 대통령실을 향한 야권 칼날도 위협적이다.
그러나 총선 참패와 윤 대통령의 30% 전후에 머무는 낮은 지지율 등은 윤 대통령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었다.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사실 윤 대통령의 여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심 후보 당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던 친윤계도 분화했다. 3·8 전당대회에선 당대표에 출마하려다가 교통정리로 뜻을 접은 윤핵관 권성동 의원을 제외한 모든 친윤계 의원들이 똘똘 뭉쳐 김기현 대표를 지지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박성민·박수영·배현진 등 옛 친윤 핵심 의원들이 각기 다른 후보들을 지지하고 있으며, 마지막 실세 '윤핵관'이었던 이철규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을 비토할 뿐 외견상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적당히 원 전 장관을 지원하며, 한 전 비대위원장과의 관계를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통령실이 우회적으로 윤심 후보에게 힘을 실을 가능성도 나온다. 만약 정치권에서의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더 강력해진다면, 대통령실이 물밑에서 '나경원·원희룡' 등의 단일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의협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사실상 불발…"29일 회의서 투쟁방향 결정"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며 대정부 강경 투쟁을 선언했던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예고했던 날로부터 이틀 뒤인 29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회의에서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27일로 예정했던 '전면 무기한 휴진'은 임현택 의협 회장의 독단적 결정이라는 내부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범의료계 위원회에서 향후 계획을 다시 논의하자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의협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연세대학교 의료원 소속 교수들의 휴진 결정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이후의 투쟁은 29일 올특위 2차 회의 결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각자의 주치의에게 진료 일정을 확인해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안내받으시길 바란다"며 "국민들이 겪는 불편과 불안에 진심으로 죄송하며, 정부가 야기한 의료붕괴 사태를 막으려는 의사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이 선언했던 '전면 무기한 휴진'은 불발됐지만, 의협은 이것이 투쟁을 아예 중단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협 관계자는 "휴진 등 투쟁을 아예 중단하겠다기 보다는 지난 18일(선언한 무기한 전면휴진)과 같은 형태는 아니라는 의미"라며 "앞서 모든 지역의 의사들이 참여하는 전면 휴진을 선언했으나 그런 형태로는 하지 않고, 향후 투쟁을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9일 올특위에서 논의·결정되는 걸 (향후 투쟁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하겠다"고 예고했고, 당시 이같은 발언이 의료계 내에서도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현대차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가결…찬성 89.9%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 24일 진행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다.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쟁의조정 중지 결정도 이뤄지면서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전체 조합원 4만3160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4만1461명(투표율 96.06%)이 투표하고 3만8829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찬성률은 재적 대비 89.97%, 투표자 대비 93.65%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임금협상 8차 교섭에서 사측 제시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이날 노사 양측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향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파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며, 오는 27일 쟁대위 출범식을 연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6년 만이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주 4.5일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회사에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