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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 붙여넣기 수준"…레드벨벳 뮤비, 고민 없는 영감 활용의 나쁜 예 [D:가요 뷰]


입력 2024.06.28 11:09 수정 2024.06.28 11:09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레드벨벳의 10주년 기념 앨범 타이틀곡 '코스믹'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스웨덴의 가장 해가 긴 날의 하지 축제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 '미드소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가운데 레드벨벳 세계관 안에서 재해석이나 의미를 부여하지 못했다. 단순한 모티프, 레퍼런스를 넘어선 "붙여넣기 수준"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모티프, 레퍼런스, 오마주는 창작의 영감을 제공하고 대중과의 소통 강화, 상업적 전략으로 유용해 오랜 시간 미디어에서 활발하게 활용돼 왔다. 이러한 요소들은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대중에게 깊이 있는 인상을 남길 수 이는 역할을 해왔다.


레드벨벳은 이러한 모티브, 레퍼런스, 오마주를 잘 활용해 오던 걸그룹 중 하나다. '싸이코'는 블랙스완, '필 마이 리듬'은 명화 '오펠리우스를 발견한 님프들', '오필리아의 죽음', '칠 킬'은 '장화 홍련' 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평가 또한 좋았다. 기존의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레드벨벳만이 가진 서늘하면서도 동화같은 이미지가 잘 어우러져 매번 기대를 받아왔다.


기존 레퍼런스의 매력과 의미를 알고 있는 팬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 기준이 모호할 때, 변별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 때 논란으로 이어진다.


'코스믹' 뮤직비디오는 단순히 '미드소마'의 장면과 이야기를 축소시켜 가져왔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코스믹'은 외딴 별이던 내게 불시착한 여행자 '너'와 운명처럼 만나 우주같이 무한한 사랑을 배우는 동화 같은 노래다. 뮤직비디오는 '미드소마'의 분위기를 배경으로 레드벨벳 노래의 기조를 다져나가야 했으나, 메시지와 이야기가 빈약했다. 이는 창작자의 제으른 태도와 창작의 부재로 연결됐다.


이번 '코스믹' 뮤직비디오 논란은 창작 과정에서 모티브, 레퍼런스, 오마주의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창작자들은 이러한 요소들을 활용할 때, 단순히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해석과 가치를 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창작의 본질은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감동을 전하는 데 있다.


사용된 레퍼런스나 오마주가 작품 이해에 풍부함을 더하는 창구가 될지, 아니면 안일한 콘텐츠로 여겨질지는 한 끗 차이다. 레드벨벳의 '코스믹' 뮤직비디오는 후자의 예다. 특히 이번 앨범은 레드벨벳 10주년 앨범이라는 점에서 축하 받아도 모자란 시간에 '미드소마'와의 도 넘은 유사성으로 입방아에 오르게 돼 팬들은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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