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싱글 ‘블랙 맘바’(Black Mamba)부터 지난 달 발매한 정규 1집 타이틀곡 ‘슈퍼노바’까지, 그룹 에스파(aespa)는 케이팝 걸그룹 중 가장 잘 짜여진 세계관을 보유한 팀으로 꼽힌다.
데뷔 초반 메타버스 걸그룹을 표방한 이들의 서사가 다중우주로 확장된 것처럼, 30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두 번째 단독 콘서트 ‘2024 에스파 라이브 투어 –싱크 : 패러렐 라인(SYNK: PARALLEL LINE)-’에서도 이들의 확장된 스펙트럼과 영향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드라마’ ‘블랙맘바’ ‘솔티 앤 스위트’ ‘슈퍼노바’ ‘마인’ ‘도깨비불’ ‘써스티’ ‘프롤로그’ ‘롱챗’ 등 히트곡을 쉴 틈 없이 선보이는 동시에 지난 서사를 담으면서 에스파의 성장을 잘 보여주는 잘 짜인 세트리스트는 팬들의 환호를 불렀다.
에스파는 함께 있을 때 더욱 빛나지만,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보여주는 솔로 무대는 에스파라는 그룹이 현재 케이팝씬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성장한 배경을 보여주는 듯했다. 지젤은 ‘도파민’으로, 카리나는 ‘업’으로, 닝닝은 ‘보드’로, 윈터는 ‘스파크’로 무대를 채웠는데, 무엇보다 각 곡에 멤버들이 작사·작곡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만큼 무대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
카리나는 “멤버 네 명이 전부 솔로곡에 적극 참여했다”고 말했고, 지젤 역시 “콘셉트, 가사부터 사운드까지 같이 상의하면서 곡을 만들어서 직접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후로도 에스파는 ‘스파이시’ ‘리코리시’ ‘홀드 온 타이트’ ‘시대유감’ ‘리브 마이 라이프’ ‘위 고’ ‘속임수 오어 트릭’ ‘셋 더 톤’ ‘넥스트 레벨’ ‘아마겟돈’ ‘에너지’ ‘바하마’ ‘목소리’ 등 다채로운 장르의 무대를 연달아 보여주면서 150분의 콘서트를 꽉 채웠다.
멤버들은 콘서트를 마치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몰려 든다. 일단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마이(팬덤명)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다. 앞으로 에스파는 더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겠다”며 “콘서트만 해도 이렇게 많은 모습이 있는데 아직도 보여드리지 못한 게 많다. 다음에는 더 큰 곳에서 마이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바랐다.
에스파는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7월 후쿠오카·나고야·사이타마·싱가포르·오사카, 8월 홍콩·타이베이·도쿄·자카르타·시드니, 9월 멜버른·마카오·방콕 등 아시아 및 호주 총 14개 지역에서 월드 투어를 이어간다. 내년 초에는 미주와 유럽으로 투어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