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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부실자산 3600억 급증…건전성 악화 '시한폭탄'


입력 2024.07.16 06:00 수정 2024.07.16 06:00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기업 중심 부실채권비율 1% 육박

경기 불황에 빚 못 갚는 회사 증가

"회수 어려워…자산 매각 해야"

보험사 대출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보험사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자산 규모가 한 해 동안에만 36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1조4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고금리에 빚을 못 갚는 기업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보험사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그 폭이 크지 않고 속도도 느릴거란 전망에 보험사들이 선제적인 조치를 내놔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의 가중부실자산은 1조38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3577억원) 늘었다.


가중부실자산은 보험사의 건전성 평가 지표 중 하나로 향후 돌려받기 힘든 대출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가중부실자산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되는 자산 건전성 분류에서 하위 3단계에 속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자산들을 더한 값이다.


생보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1791억원으로 보험사 통틀어 가중부실자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신한라이프 752억원 ▲교보생명 732억원 ▲삼성생명 616억원 ▲흥국생명 544억원 ▲NH농협생명 54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손보사 중에서는 DB손해보험이 1202억원으로 가중부실자산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롯데손해보험 1096억원 ▲현대해상 1056억원 ▲KB손해보험 782억원 ▲메리츠화재 723억원 ▲흥국화재 607억원 순이었다.


2024년 1분기 말 국내 보험사 가중부실자산 상위 10개 보험사.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보험업계의 부실자산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경기 불황에 빚을 못 갚는 기업들의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길어지는 고금리에 대출 원리금 조차에도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늘어나 리스크가 누적되는 형국이다.


올해 3월 말 보험사의 대출채권은 26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계대출은 133조7000억원, 기업대출은 134조8000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조3000억원, 3조3000억원 줄었지만 부실채권비율은 급증했다.


보험사의 부실채권비율은 0.76%를 기록하며, 부실채권 규모는 2조414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43%로 같은 기간 대비 0.09%포인트(p) 늘었다. 기업대출은 0.91%로 같은 기간 대비 0.65%p 급증하며 1%를 육박했다.


문제는 고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중 기준금리를 6~7회 인하할 것으로 낙관했으나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해도 폭은 크지 않고 속도도 느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는 이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업권 전반적으로 가중부실자산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만큼, 자산관리공사에 부실자산을 매각하는 등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일반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를 하지 않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연체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향후 기업대출 옥석가리기를 통해 대출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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