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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집값, 수술대 오른 종부세…이달 말 세제개편 ‘촉각’


입력 2024.07.16 06:18 수정 2024.07.16 06:18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징벌적 과세’ 종부세 손질, 개편 수위 놓고 관심↑

정부·여당 ‘사실상 폐지’, 야당은 완화 정도에 ‘입장차’

“서울 집값 상승세…규제 완화 시 시장 자극 불가피”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다. 이번 세제개편의 주된 관심사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방안이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다. 이번 세제개편의 주된 관심사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방안이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서 종부세 손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흐름이 뚜렷해진 만큼 사실상 폐지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2024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중 그동안 ‘징벌적 과세’로 지목돼 온 종부세 개편 수위를 놓고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종부세는 고가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별도의 세금을 부과해 조세부담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지난 2005년 도입된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정을 거듭했지만, 집값은 잡지 못하고 국민 세 부담만 늘었단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재산세와 ‘이중과세’ 논란도 계속된다.


특히 집값 상승기를 거치던 이전 정부에서 종부세율을 1주택자 0.6~3.0%,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1.2~6.0%까지 높이면서 1주택 실수요자에게까지 세 부담이 옮겨붙으면서 조세 저항을 키웠다.


현 정부 들어 종부세 과세 대상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1주택자 기본세율은 0.5~2.7%로 하향 조정됐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해선 과세표준 12억원 초과 구간에 대해서만 2.0~5.0%의 중과세율을 적용한다.


정부 여당과 야당 모두 종부세 개편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개편 정도에는 다소 차이를 나타낸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종부세는) 징벌적인 과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며 “종부세를 통해 확보하고자 했던 세수 증대, 지방세 재정 보존 등의 목적은 다른 방식을 통해 달성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역시 종부세와 관련해 “폐지 내지는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야당 내부에서도 종부세 완화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종부세가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낸 측면도 있는 것 같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종부세 등 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당이 지켜온 나름의 원칙이 있다”며 “중도층 외연 확장 차원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의 정체성을 지키는 범위 내여야 한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값 16주째 오름세, 6월 거래량 6000건 돌파
지방 재정 악화 우려…기재부, 다주택자 중과세율 완화 등 검토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는 “2022년 여야 합의로 종부세 공제액을 12억원으로 올리고 공시가격도 현실화해 부담을 지는 사람 수가 대폭 줄었다”며 “또 종부세를 줄이거나 아예 없앤다면 지역은 완전히 망한다”고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기재부는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는 최고 5.0%의 중과세율을 기본세율(최고 2.7%) 정도로 낮추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종부세를 폐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종부세가 지방에 전액 교부되는 만큼 폐지나 완화 정도에 따라 지방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점에서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 대비 0.24% 오르며 16주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마용성’(마포·용산·성동),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준 성동구는 0.52%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강남구(0.28%), 서초구(0.40%), 송파구(0.41%), 마포구(0.35%), 용산구(0.36%) 등이 뒤를 이었다.


매수심리가 회복되면서 거래량도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6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177건이다. 올 들어 가장 많은 거래량으로, 2020년 12월(7745건)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다 수준이다. 아직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남은 만큼 거래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세제개편까지 이뤄지게 되면 집값 급등은 불 보듯 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이 오르는데 규제를 풀어주면 반작용이 생긴다. 서울 집값이 오르고 있어서 자극은 최소화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완전히 폐지할 순 없고 1주택자에 대해서 공제구간을 넓히는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정도 수준이더라도 집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현실적으로 폐지보단 완화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실질적인 종부세 완화가 이뤄지게 되면 ‘똘똘한 한 채’로 집중되던 수요가 좀 분산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 저렴한 가격에 주택 공급이 어렵다는 우려 등이 혼재한 상황에서 종부세 완화가 이뤄지게 되면 집값 상승 추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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