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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막걸리로 MZ세대 본격 공략”…막걸리업계, ‘아재술’ 이미지 탈피


입력 2024.08.01 07:28 수정 2024.08.01 08:17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전통주 세율감면 조건 '출고량' 완화

탁주 제조 원료에 '향료·색소' 추가 가능

“내수 시장‧수출 확대 크게 기여할 것”

국순당 쌀 바나나 막걸리 연출 사진ⓒ국순당

막걸리업계의 MZ세대 공략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주류산업 지원을 위해 전통주 세금감면 혜택과 대상자를 대폭 확대하면서다. 탁주에 넣을 수 있는 원료를 늘려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유도하고, 면허 취득요건을 완화해 시장 문턱도 낮추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5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발효주는 전년도 출고량이 500㎘ 이하여야 하지만, 앞으로는 출고량이 700㎘ 이하라면 세제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감한도 및 경감율도 커졌다. 그간 발효주의 세제 혜택은 200㎘ 이하 출고량에 대해 50%까지만 적용됐다. 그러나 정부는 200~400㎘ 이하 출고량에 대해서도 30%의 세율 인하를 허용하기로 했다.


제도개선책도 담았다. 앞으로 탁주의 제조원료에 ‘향료·색소’를 추가할 수 있다. 현재는 탁주에 향료나 색소를 넣으면 ‘기타주류’로 분류되는데 72% 혹은 30%의 높은 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탁주로 분류되면 종량세를 적용받아 리터 당 44.4원이라는 저렴한 세율을 누릴 수 있다.


막걸리 제조사들은 이번 개정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향을 첨가한 막걸리의 세 부담이 대폭 줄어드는 데다, 마케팅상의 제약도 정식으로 해제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내수 소비가 감소한 막걸리 인기의 회복을 위해 바나나, 알밤 등을 첨가한 다양한 소재의 막걸리를 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세율 문제로 과일 막걸리 개발 단계부터 검토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기준이 완화된 만큼 다양한 풍미를 가진 막걸리들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막걸리의 저변 확대 및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늬달밤 막걸리 연출 사진ⓒ지평주조
◇ 내수 시장 한계 극복 '힘'…세계화 불 붙나


막걸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전후해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열풍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이볼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등 주류 트렌드가 변하고,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 논란으로 타격을 입으며 직격탄을 맞았다.


A제조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는 홈술 트렌드의 영향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나 최근 주류시장이 다시 치열해지며 상대적으로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아스파탐 논란의 영향 역시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업계는 몇 년 전부터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알코올 도수를 낮추거나 포장을 리뉴얼하는 등 체질 개선에 공을 들이면서 ‘아재 술’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MZ세대 이목을 끌기 위한 협업 제품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B제조사 관계자는 “막걸리 업계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MZ세대를 잡는 것이 꼭 필요하다”며 “MZ세대가 좋아하는 새로운 맛과 형태의 막걸리 개발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세 개정으로 인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해외 시장은 과일 소주 인기가 높은 상황인데, 이 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쉽게 말해 과일 소주에서 과일 막걸리까지 트렌드 확산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K푸드는 내수 한계를 뛰어넘고 해외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징어게임, 기생충과 같은 한국 드라마 및 영화를 통해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파생된 효과다. 특히 다양한 맛과 활발한 현지 마케팅이 시너지를 내면서 막걸리의 인기도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과일맛 술’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MZ세대의 경우 소주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순하고 달콤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의 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먹는 것을 단순 소비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향유하고 있어서다.


C제조사 관계자는 “외국인은 우리나라 전통 막걸리를 바로 접하기에는 익숙하지 않아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인이 익숙한 향을 첨가한 막걸리는 익숙한 맛으로 부담 없이 즐기게 되고, 이러한 경험이 쌓여 익숙해지면 전통 막걸리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인들의 입맛을 겨냥한 맛의 막걸리 개발도 가능케 돼 수출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서 기타 주류로 제품을 개발할 때는 세율이 올라가다보니 판매가가 높아져 시장성에 대한 고민이 높았으나, 향후에는 보다 다양한 막걸리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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