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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거품 꺼졌나…‘장밋빛 미래’ 꿈꾸던 엔터사들 위기 [D:이슈]


입력 2024.08.21 09:27 수정 2024.08.21 09:2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케이팝(K-POP) 아이돌 그룹들이 글로벌 활약을 펼치며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지만, 정작 주요 케이팝 아이돌 대다수가 포함된 대형 케이팝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위기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실제 빅4로 불리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의 2분기 실적은 암울했다. 하이브는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3.1% 증가해 6405억원으로 나타났지만,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나 감소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2분기 매출 957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9%, 79.5% 감소했다.


YG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YG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매출 9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M엔터테인먼트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6% 증가한 2539억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31% 떨어진 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 실적 하락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015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증가세를 보였던 케이팝 앨범 수출액은 9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케이팝 음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 1억3032만 달러(약 1774억원)에 그쳤다. 국내 음악차트인 써클차트에서도 올 상반기 케이팝 상위 400위권 내 앨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9% 감소해 4760만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를 과열 경쟁으로 인한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9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띈 것만으로 충분히 놀라운 성과이고, 상대적으로 주춤하는 형태를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더해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 등 케이팝을 이끈 대형 아티스트의 부재로 인한 결과로, 다시 활동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금세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대형 아티스트에게 기댄 실적 상향은 업계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사실상 이들의 뒤를 이을 메가 IP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케이팝 업계의 성장이 둔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팝 엔터사들이 초동 판매량만을 늘리면서 ‘성적’ 부풀리기 위한 꼼수 마케팅을 펼치는 탓에 케이팝에 대한 대중적 반감도 커진다.


뿐만 아니라 엔터사의 끊이지 않는 구설수가 더해지면서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대표적으로 하이브는 자회사인 어도어와 공방을 이어가는 중에 방시혁 의장의 사생활 논란,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전동스쿠터 음주운전 적발까지 악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휘청였다.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에 증권가는 엔터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하나·대신·삼성·현대차증권 등은 하이브 목표주가를 5~13% 내린 24~30만 원으로 조정했고,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는 삼성증권을 포함한 6곳, YG엔터테인먼트는 4곳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SM엔터테인먼트의 가장 낮은 목표가는 9만6000원, YG엔터테인먼트의 평균 목표가는 4만7750원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증권사 6곳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7만 원대로 내렸다.


업계에선 케이팝 시장이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을 잇는 메가 IP를 발굴하는 동시에 상업적인 수단에만 몰두하는 마케팅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본질을 잃은 마케팅은 결국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팬덤의 이동이 빨라지고, 유효기간이 짧아지는 현 상황에서 이들에게 피로감을 유발하고 경제적 부담을 안긴다면 케이팝 팬덤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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