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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韓·美 금리 인하...기로에 선 증시 향배는


입력 2024.08.26 17:15 수정 2024.08.26 17:1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파월 의장 명확한 시그널에도 약보합...코스피 2700선 내줘

양국 연내 인하 신호 분명...장기적으로 긍정적 전망 우세

보수적 접근 필요 의견도...수혜·피해 종목 나눠질 가능성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후 경제 정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 방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인하 폭과 함께 국내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단행이 유력해지면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이 내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긍정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5일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한 블랙먼데이 이후 일부 회복했음에도 코스피지수가 2700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 조정 시기가 도래했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20년 만에 최고치에서 인하할 때가 왔다”며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의 파월 의장 연설이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면서 향후 장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리 인하 폭도 25bp(1bp=0.01%포인트)로 제한하지 않으면서 ‘빅컷’(50bp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데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총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만큼 연내 3번 남은 FOMC 회의 가운데 적어도 한번은 빅컷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그동안 대부분의 연준위원들이 9월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인하의 폭에 대해서는 점진적 혹은 체계적인 속도를 강조해 온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시장이 일부 기대하고 있는 9월 50bp 인하 가능성을 선택지에서 제외하지 않으면서 주가 상승 및 금리 하락을 유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금리 인하 폭을 결정짓는 것은 오는 9월 6일 발표되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될 것”이라며 “7월처럼 급격한 고용 악화가 전개된다면 50bp 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겠지만 미국 경제의 연착륙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연준은 25bp씩 서서히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선호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고용시장의 추가 악화에 대한 우려로 연내 금리 인하 횟수는 기존 2회(9·12월) 전망에서 3회(9·11·12월)로 늘어날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왼쪽)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준의 연례 경제 심포지엄 행사장 밖에서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오른쪽),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와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금리 인하 방향성을 보다 명확히 하면서 이제 시선은 국내로 쏠릴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2일 개최된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에서 연 3.50%인 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지난해 2월 이후 13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세와 가계 부채 증가세 지속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지만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기존의 ‘통화긴축 기조 충분히 유지’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등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의 여지를 남겼다. 여기에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신호가 보다 명확해진 만큼 금통위가 오는 10월이나 11월 통방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리가 인하되면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춰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올 수록 장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전반적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본격적인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처음 열린 26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지수가 0.14%(3.68포인트·2701.69→2698.01), 코스닥지수가 0.84%(6.47포인트·773.26→766.79) 각각 하락하는 등 약보합세를 보였다.


이는 앞서 파월 의장의 발언을 반영한 미국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다소 다른 흐름이다. 잭슨홀 미팅 직후 개장한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지수가 전일대비 1.14%(462.30포인트·4만712.78→4만1175.08) 상승한 것을 비롯,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5%(63.97포인트·5570.64→5634.61), 나스닥지수는 1.47%(258.44포인트·1만7619.35→1만7877.79) 각각 올랐다.


이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파월 의장 발언 이전에도 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예상돼 왔던 만큼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미 증시에 선 반영된 만큼 당장 추가 호재로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서 다수 위원들이 9월 정책 완화를 강력하게 지지했고 일부는 7월 즉시 금리를 인하할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해석했다”며 “투자자들이 9월 금리인하 시그널을 강하게 읽어버린 만큼 시장에 미칠 추가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향후 주식 시장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 및 피해 업종이 나눠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년간 금리 변화와 업종 지수간 상관성을 살펴보면 시장금리가 내릴 때 IT를 비롯해 방산·음식료·유틸리티 등 방어주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면서 향후 주가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와 하드웨어 등 IT는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최근 1년 고점 대비 15% 이상 저 평가돼 있다”며 “금리 하락 기대를 반영해 주가가 올라갈 여지가 있어 트레이딩 관점에서 지켜볼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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