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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까지 내려온 물가상승률…내달 한은 기준금리 '분수령'


입력 2024.09.13 06:00 수정 2024.09.13 06: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이달 미국 이어 결단 나설까

수도권 집값·가계부채 변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시장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이번 달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국내 물가가 2.0%까지 내려오면서 한은도 조만간 결단에 나설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다만 수도권 집값과 폭증하는 가계부채는 금리 인하 시기를 결정하는데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집계됐다. 2021년 3월 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하락과 농산물 물가 오름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2.9%로 3.0%를 밑돈 뒤 둔화세를 이어오다 7월(2.6%) 상승폭이 커진 후 8월에 다시 2.0%로 떨어졌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1%로, 전월(2.2%) 대비 하락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안정 목표에 도달했다”며 기상이변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2.0% 초반의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도 선진국에 비해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시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관리 목표치인 2.0%까지 하락함에 따라 한은이 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한은은 지난 22일 열린 금통위에서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요건이 물가가 아닌 집값으로 옮겨갔다는 점은 변수다. 지난 달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그 이유로 금융 안정을 꼽은 이유다. 이 총재 역시 금통위와 마찬가지로 통화정책의 1순위 고려 요소는 물가가 아니라 수도권 집값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8월 금통위 이후에도 가계부채 증가세는 여전하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68조6616억원으로 한 달 새 8조9115억원 늘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전날 공개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서는 가계부채를 바라보는 한은의 우려가 고스란히 담겼다. 한은은 최근 급격히 오른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가 단기간 내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며 부동산 시장 과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금통위 한 위원은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통화정책을 완화할 경우 시장의 반응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가계부채 증가세와 별개로 내수 진작을 위해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는 이유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달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고, 현재 내수가 상당히 안 좋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이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를 더 늦출 경우, 내수 부진에 대한 한은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전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향후 금리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성장 흐름과 함께 기준금리 조정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 정도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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