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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부실채권 '눈덩이'…지점 줄이며 '허리띠 졸라매기'


입력 2024.10.15 06:00 수정 2024.10.15 06:00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대출 못 갚는 지역 차주 급증

지역 경기 침체·부동산PF 탓

비용 절감 위한 점포 축소에

고령자 등 취약층 소외 우려

금융 리스크 이미지 ⓒ연합뉴스

지방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한 해 동안에만 3000억원 넘게 불어나며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와 지역 경기 침체로 대출금조차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점을 감축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고령자 등 지역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은 총 9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3500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통상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이 4551억원으로 같은 기간 140.7% 증가하며 부실채권 규모와 증가폭이 가장 컸다. 경남은행은 22.9% 늘어나며 1777억원, 광주은행은 41.2% 증가해 1429억원을 기록했다. 제주은행은 808억원으로 부실채권 규모는 다른 지방은행보다 작지만 1년 사이 87.0% 급증했다. 전북은행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부실채권 규모가 줄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1234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것은 지방 경기의 침체와 더불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로 지방 중소기업 차주들이 돈을 갚을 여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은행은 수도권보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그에 따른 PF 리스크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 지방은행의 대출에서 부동산업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시중은행보다 큰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기준 전북은행은 전체 원화대출 중 부동산·임대업종 대출에 26.8%를 내줬고, 광주은행 역시 26.2%의 비율을 보였다. 부산은행(21.1%)과 경남은행(13.4%)도 해당 비중이 높다. 시중은행이 10%대 초반의 비율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부실채권 증가로 업계 상황이 어려워지자 지방은행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점포수를 줄이며 몸집을 줄이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5개 지방은행의 점포수는 총 617개로 1년 전에 비해 7개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최근 몇년 동안 지속됐다.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지방은행의 지점 수는 총 657개였는데 3년 동안 40개 지점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지방은행의 지점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은 올해 지점 신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지방은행 이용 고객들의 금융 접근성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방은행 고객의 대부분은 모바일 뱅킹 등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 인구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이 더 소외되지 않도록 지점 수를 줄이는 과정에서도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은행들은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지방은행들이 온라인 금융교육을 늘리고 비대면 뱅킹 서비스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인구가 감소하다보니 지방은행 입장에선 지점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며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비대면 영업, 금융교육 등 다양한 전략을 계속해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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