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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의결권 경쟁으로 확전 전망


입력 2024.10.23 13:54 수정 2024.10.23 13:55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23일 종료…오는 24일 결과 공개 예상

양측의 공개매수 종료됐지만 지분율 비슷해 장기전 전망

주주총회서의 표대결 위한 의결권 확보에 총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23일 종료되는 가운데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의 공개매수로 승부가 쉽게 판가름 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는 주주총회에서 벌어질 표대결에서 이기기 위한 의결권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이날 정규장 마감인 오후3시30분에 완료된다. 공개매수 결과는 오는 24일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는 89만원으로 최소 매입 물량 기준 없이 최대 20%까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17.5%는 자사주이며 나머지 2.5%는 베인캐피탈이 매입한다.


앞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5.34%를 확보해 총 38.47%까지 지분을 늘렸다. 당초 목표였던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으나 주총에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의결권 기준으로는 과반에 육박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분쟁에서 중요한 고지 중 하나였던 영풍정밀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수성에 성공했다.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선 최 회장 측은 최대 매수 목표의 99.6%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실상 목표 물량을 모두 채웠다. 지난 14일에 먼저 끝난 MBK·영풍의 영풍정밀 공개매수에서 목표한 수준의 0.01%인 830주만을 확보하며 청약에 실패했다.


약 한달간 이어졌던 양측의 공개매수는 이날로 마무리되지만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모양새다. 양측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어느 한 쪽도 확실하게 승기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 시선은 주주총회로 쏠리고 있다. MBK·영풍은 이르면 24일 이사회 장악을 위해 임시 주총을 소집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 중에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대부분이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MBK 측이 임시 주총에서 이사진을 교체하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률이 남은 유통주식으로 추산되는 17~18%에 달하면 양측의 지분은 비등해지나 의결권 기준 지분율로는 MBK·영풍 측이 약간 앞서게 된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물량은 전량 소각 예정으로 의결권 확보에는 기여하지 못한다.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확보가 치열한 양상을 띠게 되면서 고려아연은 장내매수, 우호세력 확보 등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려아연이 장내매수로 남은 유통 주식 물량을 매입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MBK·영풍 측도 장내 매집을 할 수 있어 이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추가 장내매수 등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당장 어떤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 양해해달라”며 전략을 숨겼다.


특히 양측이 지분율 비중이 비등해 고려아연의 7.83%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그간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었다. 특히 대부분의 고려아연 의안에 찬성해왔지만 장형진 고문의 이사 선임에는 ‘반대’를 행사한 바 있어 주목된다. 당시 국민연금은 장 고문이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렵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고려아연도 국민연금이 국정감사 때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률 제고 등의 관점에서 판단하겠다’는 발언을 바탕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한 ‘국가핵심기술’ 지정도 변수다. 고려아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정부가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돼 분쟁 구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고려아연은 전날 보유 기술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정 추진에 대해서는 현재 1차 검토는 됐고 2차 검토를 위한 자료를 (정부에) 제공한 상태라며 “희망적”이라고 봤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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