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권사 영업익 5조6080억…전년比 66%↑
올해도 자본력·리테일 영업기반 수익 개선 지속
자본확충 통한 몸집 불리기 시도…사업 역량 강화
지난해 국내 증시 침체에도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영업이익 ‘1조클럽’ 달성이 쏟아졌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주효한 가운데 해외주식 투자 수요 증가와 자본확충을 통한 체력 비축을 발판으로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삼성·키움·한국금융지주 등 국내 5대 증권사의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익 추정치(컨센서스) 총합은 5조6077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66.2%(2조2347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사로 살펴봐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간 영업익 컨센서스가 1조1269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116.3%(6059억원) 불어났고 NH투자증권(7258억→9202억원·26.8%↑), 한국금융지주(8204억→1조2634억원·54.0%↑), 삼성증권( 7411억→1조1809억원·59.3%↑), 키움증권(5647억→1조1163억원·97.7%↑)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이 예상된다.
특히 재작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익이 1조원을 넘는 곳이 한 곳도 나오지 않았으나 2024년엔 NH투자증권을 제외한 4곳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사의 실적 개선은 리스크 대응 역량 강화에 더해 사업 전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형사들은 국내증시 침체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에도 신용공여금 이자수익이 늘었고 해외주식 거래 증가에 위탁매매 실적도 개선됐다.
또 PF수주 부진이 이어지긴 했으나 기업금융 실적 개선으로 IB부문 수익이 증가했고 해외대체투자 수익도 지난해 대규모 손실 기저효과로 누적 손익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중소형사들이 PF 위험자산노출액(익스포저) 부실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는 것과 차별화된 흐름이다.
실제로 대형사의 영업익은 계속해 우상향이 예상된다. 5대 증권사의 2025년도 연결기준 영업익 컨센서스는 5조7588억원으로 작년 컨센서스 대비 2.7%(1511억원) 늘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사 대비 사업 다각화 수준이 낮고 PF의존도가 높으며 PF 자산잔존 대손부담은 높은 중소형사들이 올해 반등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형사들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의 경우 작년 분기(1~3분기) 평균 영업 순수익은 지난 2019년 1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기간 중 분기 최대 실적의 약 90%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복원됐으나 중소형사의 경우 순수익 복원력이 약 55% 수준에 불과하다.
대형사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적중한 가운데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사업 역량 강화와 해외법인의 시장점유율 확대 등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어줄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모(母)회사인 한국금융지주 운영자금 지원 등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이 9조원을 넘어섰는데 회사는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선진시장 사업 확대와 퇴직연금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및 영업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금융위원회의 종투사 제도 개편안이 확정되면 대형 증권사로 가는 관문인 초대형 IB 인가를 시도할 계획이다. 초대형 IB가 되면 자기자본의 2배 규모로 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기업고객 현물환 매매 업무와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 운용 마진 등의 신용공여를 통해 이자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와 부동산금융 의존적이었던 비종투사 간 실적 차별화가 2025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외 금리 인하가 개시된 가운데 해외주식을 중심으로 확대된 투자자 저변은 종투사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