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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과 서울시향이 만든 ‘SM 클래식스 라이브’, 21세기 새로운 클래식으로 확장 [D:현장]


입력 2025.02.15 15:45 수정 2025.02.15 15:45        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SM엔터테인먼트 창립 30주년 기념해 공연 개최

김유원 지휘하에 서울시립교향악단, SM 대표곡들 연주

오케스트라가 대중가수의 노래를 연주하는 경우는 크게 두 경우다. 방송이나 콘서트에서 가수들의 가창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주하거나, 영화제나 특별한 공간에서 이벤트성으로 연주하는 경우다. 자신들이 늘 연주하는 공간에서 가수들의 가창 없이 오롯이 공연을 이끌어 가는 상황은 없었다. 그것도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중심인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게 잘 어울렸다. 그리고 새로운 클래식을 만들어 내는 무대가 만들어졌다.


ⓒSM엔터테인먼트

14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SM 클래식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이 보여준 특별함이 그것이다. SM의 곡들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후 서울시향)의 연주는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란 표현을 끌어냈다.


지난 2020년 만들어진 클래식&재즈 레이브 SM 클래식스(SM Classics)가 서울시향과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꾸민 이번 무대는 오케스트라가 케이팝(K-POP)과 결합할 때 어떤 모습일지를 ‘잘’ 보여줬다. 클래식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지휘자인 김유원이 지휘하는 이들의 공연에서 케이팝과 클래식 곡 그리고 오케스트라 연주는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자리를 내주기도 하고, 협업해 어울리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프닝 내레이션을 맡은 샤이니 민호가 “현시대 최고 작곡가들과의 협업 결과물인 케이팝이 지난 수백 년간 쌓인 위대한 클래식 작곡가들의 레퍼토리와 그들의 음악 어법을 만나 탄생한 새로운 오케스트라 음악”이라고 한 말은 이날 연주된 모든 곡의 특징을 하나로 묶었다.


2022년 SM타운 겨울 앨범의 인트로 곡인 ‘웰컴 투 SMCU 팰리스’로 문을 연 이번 공연은 지난 1월 24일에 발매된 SM 클래식스의 첫 정규 앨범 ‘어크로스 더 뉴 월드’(Across The New World)의 수록곡을 선보였다. 보아 ‘나무’, 동방신기 ‘라이징 선’, 슈퍼주니어 ‘메리 유’, 웬디 ‘웬 디스 레인 스톱스’, 엑소 ‘으르렁’, 레드벨벳의 ‘빨간 맛’ ‘사이코’ ‘필 마이 리듬’, NCT ‘메이크 어 위시’ ‘골든 에이지’, NCT드림 ‘헬로 퓨처’, 에스파 ‘블랙맘바’, 종현 ‘하루의 끝’ 샤이니 ‘셜록’, 라이즈 ‘붐 붐 베이스’ 그리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SM타운’의 상징인 H.O.T의 ‘빛’까지 2시간 여 동안 SM 세계관이 가득 담긴 곡들이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새롭게 탄생했다.


특히 가수들의 랩이나 추임새 등을 관현악으로 녹이면서, 관객들이 원곡과 오케스트라 편곡을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일부 곡은 샘플링한 클래식과 조화롭게 어울렸다. ‘으르렁’은 베토벤 교향곡 ‘운명’과 만났고, ‘필 마이 리듬’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만났고, ‘라이징 선’은 비발디 사계 중 여름과 만났다. 또 ‘골든 에이지’는 피아노 소나타와 ‘다시 만난 세계’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과 만났다. 특히 고인이 된 종현의 ‘하루의 끝’은 드뷔시의 ‘달빛’과 만났는데, 곡이 흐르면서 종현을 그리워한 관객들의 흐느낌이 곳곳에서 들렸다.


이번 공연은 이번 클래식과 케이팝의 어우러짐으로 볼 수도 있지만, SM의 탄탄한 IP(지식재산권)의 확장 가능성이 무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확장할 수 없는 IP는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한계를 갖는다. 많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만들어지고, 많은 가수와 많은 곡이 쏟아지는 가운데도, 케이팝 영토에서는 여전히 SM이 막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한편 'SM 클래식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5일 오후 5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2일차 공연을 진행한다. 이날은 레드벨벳 웬디가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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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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