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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잠룡들, 尹 석방 후 '이재명 때리기' 일시정지 이유는


입력 2025.03.12 00:30 수정 2025.03.12 07:42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이재명 국회서 싸우고 있다"며 힘 보태고

단식·1인 피켓시위하며 조속 탄핵 주장 등

당 지지층에 정확히 부합하는 스탠스 보여

"다른 목소리 냈다가 처단 가능성" 제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4번출구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여론전에 힘을 보태며 연일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직전까지도 '2023년 자신의 체포동의안의 국회 가결은 비명계와 검찰이 내통한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펼치면서, 계파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던 상황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석방을 계기로 민주당 내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 신(新) 3김(김경수·김동연·김부겸) 모두 당의 장외투쟁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석방 전까지 이른바 '비명과 검찰 내통설' '차기 대선 경선룰'을 둘러싼 갈등이 극심했으나, 비명계는 '이재명 때리기' 모드를 일시정지한 상황이다. 이들은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완화하는 '개헌' 요구와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 도입 요구 등도 접었다.


비명계 내부에서 돌연 '원팀' 목소리가 커진 배경에는 민주 진영의 최대 목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관철이 된 상황에서 지지자들을 니즈를 의식한 점이란데 무게가 쏠린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 되고 이재명 대표가 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 당의 전열을 흔들었다는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에는 '제발 탄핵선고 전까지는 갈라치는 글을 자제해달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해당 글은 "비명들은 나도 싫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에 대한 비판도 상황과 때를 봐가면서 해달라. 윤석열 파면에 대한 에너지를 써도 모자랄 판에 왜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목소리까지 조롱하며 비난하느냐. 윤석열 탄핵이 기각되면 친명(친이재명)이고 비명이고 소용없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댓글에는 "지금은 똘똘 뭉쳐 이겨내야 한다" "지금은 뭉쳐서 이겨낼 시기다" "다른 건 파면 후 ""일단 파면 확정 결과를 보자. 파면이 되면 그때 해도 늦지 않는다. 무조건 파면이 0순위" 등 반응이 이어졌다.


3김 중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지난 9일 밤부터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단식 농성을 하면서 민주당의 '광장 여론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확정될 때까지 단식을 할 예정으로,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끝내 항고하지 않은 검찰을 향한 거센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김 전 지사는 단식에 돌입하면서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내란 세력과 싸우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단식 사흘째인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는 "지금 국가의 위신을 떠나 경제,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이 (파면 결정이 빨리 나지 않고 있는) 사태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 부분을 헌법재판소에서는 충분히 고려해서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본다. 조기에 이 불확실성을 정리하는 것만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위기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역설했다.


또 김 전 지사는 헌법재판관 8(인용) 대 0(기각) 구도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전 지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해 "8 대 0 (만장일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전날 광화문에 등장해 당의 장외 여론전을 뒷받침했다.


김 전 총리는 이후 페이스북에 "'윤석열 즉각 파면'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욱 뜨거워졌다"며 "광장에서 국민의 열망을 확인한다"고 적었다. 또 김 전 총리는 "걱정하지 말라"며 "윤석열이 풀려나도 내란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짓밟힌 민주주의와 법치의 가치를 반드시 되살리고, 이 땅의 민주주의가 다시는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 총리는 장외집회 참석에 앞서 단식 농성에 들어간 김경수 전 지사를 위로 방문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윤석열 대통령 석방 항의와 탄핵을 촉구하기 위해 이틀째 출퇴근길 1인 피켓시위에 나섰다. 김 지사는 첫날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둘째날 광교중앙역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광교중앙역 피켓 시위 이후에는 '시위의 의의'에 대해 "지금 내란수괴가 구치소에서 개선장군처럼 걸어나왔다"며 "마음같아서는 천막농성이든 단식농성이든 하고 싶지만 지사로서 현직이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근무시간 전이나 근무시간 후에 1인시위를 통해서 우리 도민들과 국민들께 내란수괴 나온 것에 대한 잘못된 것, 그리고 조속한 탄핵을 주장하기 위해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튿날인 12일에는 대전 충남대에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김 지사 측은 "김동연 지사의 이번 충청행은 고비마다 여론의 향배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온 충청민심, 특히 젊은 세대에 윤석열 대통령 '100% 탄핵'을 호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충청 일정을 마치고 상경해서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1인 피켓시위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비명계의 이 같은 행보와 관련 "일단 비명계가 지지층에 정확히 부합하는 (단일대오의) 스탠스를 보여주고 그다음에 이제 이재명의 시간이 올 때 이런 걸 바탕으로 우리도 (역할을) 했다고 하면서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야지, 지금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가는 처단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비명계가 그동안 자기 몸집도 키우고 목소리도 키워왔는데, 결정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으로 나오는 순간 민주당 지지층이 굉장히 강고해졌고, 그 다음 여기에서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아주 강력한 움직임이 나온 상황이다. 이것은 개혁의딸도 저강도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비명계와 천막 농성장 시국 간담회를 주재한다. 주제는 '국난 극복'으로 이 대표가 비명계 주요 인사들에게 직접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충남대 특강을 예고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간담회에는 불참하고 저녁에 광화문 일대서 1인시위를 계속한다.


이번 간담회는 당내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 후 국가적 위기와 국민의 혼란이 커졌다는 우려가 확산 중인 상황에 따라, 계파를 불문하고 이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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