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사업부의 매출 비중 56.78%→63.31%
전력 인프라 수요 대응 위해 생산량 증대
조현준 회장, 인적분할 후 이사회에 첫 참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효성중공업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하면서 전력기기 중심의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와 AI 인프라 투자 흐름에 맞춰 전력 부문 매출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오너의 경영 참여는 전략 실행에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의 전력 부문을 담당하는 중공업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최근 5년간 56.78%에서 63.31%로 꾸준히 확대됐다.
이는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 호황, 특히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 시장 성장세가 견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에서 AI·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 확대로 초고압 변압기 등 효성중공업의 주요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AI 산업 강화 정책에 때라 미국 내 대규모 전력 기기 수요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의 북미 매출 비중은 20%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되는 성과를 냈다. 실제로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8950억원, 영업이익 36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3.8%, 40.6%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효성중공업은 고성장하는 전력 인프라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 증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시험 라인을 추가하고 시험·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내년 증설이 마무리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현재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국내 초고압 변압기 ‘마더플랜트’인 창원 공장의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두 개의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량은 기존 대비 40% 증가된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 멤피스 공장의 추가 투자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도 유럽, 인도 등 글로벌 전력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노르웨이 등에서 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인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유럽 시장 수주 실적 1조원을 돌파했다. 인도법인 매출도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조현준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전력 사업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이 2018년 ㈜효성으로부터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게 됐다. 효성중공업은 추천 이유에 대해 “선제적 투자를 리드하고 전력 신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등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효성중공업 지배력 확대는 의사결정의 속도와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효성그룹이 2개 지주회사로 인적분할을 진행하면서 조 회장의 효성중공업 지분도 기존 5.84%에서 14.89%로 상승했다.
다만, 과도한 겸임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조현준 회장의 효성중공업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조현준 후보는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려운 자에 해당하고,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반대했다. 현재 조 회장은 효성 대표이사를 비롯해 효성티앤씨 사내이사, 효성투자개발 비상임 사내이사, FMK 비상근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