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부동산 신용 규모가 2014년 이후 연간 100조원씩 증가하면서 소비 및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3일 한국금융연구원과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정책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동산 신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932조5000억원으로 전체 민간신용의 49.7%를 차지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연평균 100조5000억원씩 늘어나면서 지난 2013년말보다 2.3배 확대됐다.
부동산 신용이 증가한 원인은 수요와 공급, 규제 측면이 모두 영향을 미쳤다.
수요 측면에선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이어져서다. '영끌족' 등 경제적 능력을 벗어난 수준의 집도 무리하게 사야한다는 심리가 퍼진 영향이다.
부동산 관련 기업 수가 증가하면서 기업의 대규모 대출 수요도 발생했다.
공급 측면에선 은행의 부동산담보 중심 대출자산을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해 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부동산담보 대출을 확대한 것이다.
정부도 주택관련 정책금융을 꾸준히 공급하면서 대출요건을 완화 적용했다.
느슨한 규제도 부동산 대출을 늘리는 데 작용했다. 국제결제은행 자본규제 아래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의 자본 확충 부담이 여타 대출대비 낮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선 주택담보대출 및 부동산업 대출을 우선시할 유인이다.
한은은 자금이 부동산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소비와 투자에 쓸 수 있는 여력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 국장은 "부동산 부문에 신용공급이 집중될 경우 생산적 부문에 대한 신용공급이 제한돼 성장 기여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공급을 원활하게 유도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신용의 증가세를 적정수준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 취급유인이 억제될 수 있도록 자본규제를 보완하고 생산적 기업대출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