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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정권 리스크에도 원전·가스터빈·SMR 기대 ‘굳건’


입력 2025.04.14 06:00 수정 2025.04.14 15:0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정치 불확실성 속 중동 복합화력 수주로 실적 기대

원전 주기기 세계 최다 공급…외국인 순매수 1위

SMR 파운드리 선점…차세대 에너지 패권 노린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달 25일(체코 현지 시각)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오른쪽 세 번째)과 증기터빈을 살펴보고 있다.ⓒ두산에너빌리티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원전 강자’ 두산에너빌리티의 글로벌 수주 경쟁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 변동과 무관하게 가스터빈·복합화력 중심의 중동 수주가 본격화하고 있고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을 축으로 한 장기 수출 전략도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1분기 중동 지역에서 복합화력 발전소 수주를 대거 확보하며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최근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총 17억7000만 달러(약 2조5800억원) 규모를 따내며 국내 수주 순위 1위에 올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월 카타르 ‘라스 아부 폰타스 피킹 유닛 프로젝트’(2억200만 달러)를 시작으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루마1(7억7400만 달러), 나이리야1(7억7000만 달러), PP12(6억1100만 달러) 복합화력 발전소 수주를 연이어 따냈다. 이는 모두 LNG 발전에 사용되는 가스터빈 기반의 복합화력 설비다. 고유가 국면에서 에너지 자립과 인프라 확충에 나선 중동 수요와 맞물려 수주가 확대된 것이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별개로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수출 축인 원전 사업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주기기를 아우르며 압도적 원전 주기기 파운드리(위탁생산) 지위를 구축 중이다. 회사는 지난 40년간 전 세계에 가장 많은 원전 주기기를 공급해온 이력을 바탕으로 주기기·기자재 공급을 맡고 있다. 최근 다소 지연되고 있는 체코 원전 수출의 최종 계약 역시 상반기 마지막 관문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발전 용량은 보수적으로도 1.4배,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2.5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운영 중인 439기의 원전에 더해 430기의 신규 원전이 계획·제안 단계에 있다. 유안타증권은 한국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 중 약 25%에 해당하는 121기의 사업에 실질 접근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한 PP12 가스복합발전소 위치.ⓒ두산에너빌리티

장기적인 원전 확대 흐름과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재조명되며 시장 반응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정치 리스크가 증시에 그림자를 드리운 가운데서도 원자력·전력 관련 종목은 예외적인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1거래일 중 9일간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이 기간 두산에너빌리티는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으로 약 4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불어민주당의 당론도 신재생과 원전의 투트랙으로 변화됐고 과거 문재인 정부도 해외 원전 수출은 적극 장려해왔다”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원전과 SMR, 가스터빈 사업으로 펀더멘털이 견고해졌는데 체코 원전도 상반기 내 계약 체결이 완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SMR을 둘러싼 두산에너빌리티의 전략도 본격 궤도에 올랐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높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갖춘 ‘미니 원전’으로 불린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업계에서 유일하게 SMR 주기기 제작 파운드리를 담당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 3대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 테라파워, 엑스에너지와 모두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주요국 정부 주도 도입 사업과 연계한 수주 확대를 노리고 있다. 양산이 본격화될 경우 두산이 입을 수혜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과 가스터빈, SMR 등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통해 중장기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 중 SMR은 차세대 에너지 패러다임의 핵심 기술로, 두산은 초기 시장 선점과 기술 확보 측면에서 모두 강점을 가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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