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총리답지 않게 역정을" 정홍원 "정치공세"
<대정부질문>박 대통령 6억원 사회환원 놓고 신경전
대정부 질문 마지막 날인 13일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6억원 사회 환원’을 둘러싸고 안민석 민주당 의원과 정총원 국무총리 간 물러섬 없는 설전이 벌어졌다.
안 의원은 질의 시작 전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전두환 씨’라고 지칭하며 거침없는 질의가 시작될 것임을 예고했다.
안 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우선 전두환 전 대통령 장인의 이름을 물었다. 그는 “모르겠다”고 답한 정 총리를 향해 “총리는 도대체 아는 것이 뭐냐. 질의서를 미리 줬는데도 준비를 안한 것”이냐고 언성을 높였고, 정 총리는 “질의서를 준 것이 없다”고 응수하며 신경전에 돌입했다.
안 의원은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1차 TV토론에서 전두환 전 합동 수사본부장에게서 6억원을 받은 것을 시인했고, 이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해당 언급에 대한 실천이 없는데 대통령에게 신속히 6억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건의할 의항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총리는 “총리가 개인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 직후 당시 전두환 합동 수사본부장은 청와대 금고에서 찾은 9억원 중 일부인 6억원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되자 이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박 대통령의 6억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금고에서 나온 것이고 부적절한 방법으로 모은 것”이라고 언급하자, 정 총리는 “그렇게 추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안 의원은 특히 6억원은 현재 물가상승률 기준으로 계산해 33억 9000천만원에 해당하며, 박 대통령의 전 재산으로는 갚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79년 당시의 6억원은 현재의 물가상승률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33억 9000만원에 해당하는데 박 대통령의 전 재산은 공직자 재산등록 상 26억 뿐”이라며 “박 대통령은 갚지 못할 빚을 갚겠다고 무책임하게 국민에게 약속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정 총리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환산해서 정치적인 공세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6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이면 지금 6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응수하자, 야당 측에선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 “그렇게 비호하지 말라”라는 고성과 함께 정 총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큰 웃음소리가 장내에 울렸다.
총리답지 않게 역정을 내시냐
안 의원은 “총리답지 않게 역정을 내시느냐”고 쏘아붙였고, 정 총리도 물러서지 않고 “역정을 내는 것이 아니고, 안 의원이 일방적으로 가치환산을 해서 그렇게 주장하는데 어떻게 답을 하라는 말이냐”며 “계산한 돈은 자의적이고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단호히 맞섰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야당 측 의원들은 “(그 계산은)잘못 됐다. (재산은) 더돼”라고 반박하자 안 의원은 “현재의 물가상승률로 계산한 것이다. 아니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못 박았다.
안 의원은 아울러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이 돈을 갚겠다고 약속했다면 언제, 얼마나, 갚을 것인지 국민에게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고 정 총리는 “개인적인 문제를 여기서 내가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정 총리의 대답에 대해 야당 측 의원은 “그게 왜 개인적인 문제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에 이어 질의를 시작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정 총리를 집중 추궁한 안 의원의 태도를 비판하며 “안 의원이 언론보도 데이터로 총리에게 마치 수사관처럼 수사를 하고, 심리를 하고 재판에서 집행까지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야당 측 의원은 일제히 “대정문 질문이야, 뭐하는 짓이냐”, “사과해라, 사과해”, “장난하지 마세요”라는 고성소리를 듣다 못한 이 의원은 야당 측 의원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며 언성을 높였고, 여당 측 의원은 “잘했다”며 이 의원을 격려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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