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양키스행?’ 악연 이치로와 다시 만날까
올 시즌 후 FA, 양키스-메츠 등 이적 가능
과거 시애틀에서 이치로에 밀려 트레이드
올 시즌 최고의 리드오프로 각광받는 추신수(31·신시내티)가 ‘악연’ 스즈키 이치로(40·뉴욕 양키스)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FA를 앞둔 추신수의 향후 거취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타율 0.287 13홈런 31타점 11도루를 기록 중인 추신수는 높은 출루율(0.425, 3위)을 바탕으로 최정상급 1번 타자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다.
현재 메이저리그에는 추신수와 같이 안정적인 수비와 장타력을 겸비한 선구안 좋은 1번 타자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그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까지 등에 업고 있어 1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빅딜도 가능하다.
추신수가 FA 시장에 나오게 되면 그를 원하는 팀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소속팀 신시내티를 비롯해 1번 타자 구인난에 시달리는 텍사스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메츠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신수는 최근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서 "FA가 되면 교민이 많은 지역의 강팀으로 이적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는 뉴욕 메츠를 손꼽고 있다. 하지만 뉴욕에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공룡 양키스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만약 추신수가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 이치로와 2006년 이후 8년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된다.
지난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한 추신수는 차근차근 마이너리그 단계를 밟아가며 팀의 미래를 책임질 외야수로 성장했지만, 이미 우익수 자리에는 그보다 1년 늦게 빅리그로 직행한 이치로가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추신수는 재능에 비해 비교적 늦은 시기인 2005년에 가서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시애틀 측은 수비가 뛰어난 이치로를 중견수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이치로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결국 추신수는 이듬해까지 고작 14경기만을 소화한 뒤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시간이 흘러 추신수는 전성기를 보내고 있고, 이치로는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추신수는 이치로에겐 없는 장타력과 선구안으로 또 다른 1번 타자의 개념을 정립하고 있다.
그렇다면 추신수의 양키스 입단 가능성을 얼마나 될까. 사실 양키스는 지난 시즌 더 이상 사치세를 물지 않겠다고 선언, 2014년까지 팀의 페이롤을 1억 8900만 달러(약 2132억원) 이하로 낮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연봉 총액이 2억 744만 달러였던 양키스는 지난해 2억 1181만 달러로 소폭 상승했고, 올 시즌도 2억 2810만 달러로 여전히 과체중에 시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봉 총액 1억 달러를 노리는 추신수를 잡기가 버거울 수 있다.
하지만 내년 시즌 양키스의 페이롤은 확 줄어들 전망이다. 먼저 마리아노 리베라의 은퇴로 1000만 달러가 빠지게 되며, 1500만 달러 연봉의 로빈슨 카노와 커티스 그랜더슨이 FA로 풀리게 된다. 현재 카노는 재계약 검토 중이지만 올 시즌 부진한 외야수 그랜더슨은 팀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봉 상승의 주범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한때 3200만 달러에 달했던 연봉이 내년부터는 2500만 달러로 줄게 된다. 또한 피츠버그에 지원하던 AJ 버넷(피츠버그)의 연봉 보조 금액(850만 달러)도 빠지게 되며, 나란히 1200만 달러의 고액 연봉자인 앤디 페티트, 케빈 유킬리스와의 계약도 끝나게 된다.
이를 대비해 양키스는 트래비스 해프너와 라일 오버베이 등 값싸지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을 영입했고, 이치로도 2년간 1300만 달러의 헐값으로 붙잡아 두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양키스가 추신수의 내년 시즌 연봉이 부담된다면 앨버트 푸홀스와 LA 에인절스의 계약을 참고해볼만하다. 푸홀스의 연봉은 지난해 1200만 달러였지만 올 시즌 1600만 달러를 받게 되며, 이후 2000만 달러를 돌파한 뒤 계약 마지막해인 2021년에 3000만 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사치세를 내지 않기 위한 나름의 전략인 셈이다.
추신수가 양키스에 입단한다면 국내는 물론 미국 현지에서도 지금과는 다른 입지를 굳히게 된다. 그야말로 ‘네이밸류’가 상승하는 셈이다. 반면, 이치로는 추신수에게 우익수 자리를 내준 뒤 포지션을 옮기거나 백업 또는 좌투수가 등판하는 날에만 선발 출전하는 플래툰 시스템 적용을 피할 길이 없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딱 들어맞게 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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