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울림’ 한일전 징크스 종식, 그리고 진행형
13년 묵은 홈 한일전 무득점 징크스 깨져
일본 자케로니호 앞에서는 여전히 무승
홍명보호가 13년 만에 일본과의 홈경기 무득점 징크스는 깼지만 통한의 패배로 어깨는 펴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잠실종합운동장서 열린 일본과의 ‘2013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상대 공격수 가키타니 요이치로에게 2골을 얻어맞고 1-2 석패했다. 골 침묵을 깨야 한다는 부담에 조급했던 것이 경기 내용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패한 결정적 원인이 됐다.
이로써 한국은 2무1패에 그치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장맛비 속에도 우의와 우산으로 무장한 축구팬들의 함성은 울트라 닛폰은 물론 잠실종합운동장을 뒤덮었지만 끝내 승리의 찬가는 부르지 못했다.
물론 지난달 부임한 홍명보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결과보다는 ‘실험’에 무게를 뒀지만, 한일전 패배라는 쓴맛을 보며 “감독 입장에서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은 4만여 관중에게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홍명보호는 경기내용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비난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일 호주와의 1차전에서 21차례의 슈팅을, 24일 중국과의 2차전에서도 10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1골도 넣지 못했다. 이날도 총 9차례의 슈팅을 때렸지만 1골을 터뜨린 것에 그쳤다.
그래도 그 첫 골로 진저리나는 징크스 하나는 깼다.
홍명보호는 전반 32분에 나온 미드필더 윤일록의 그림 같은 중거리슈팅으로 지난 2000년 이후 13년간 깨지지 않던 한일전 홈경기 무득점 징크스는 털어냈다. 한국은 지난 2000년 4월 26일 열린 친선경기에서 하석주(전남 감독)가 후반 33분 왼발로 결승골을 터뜨린 것을 끝으로 홈 일본전 골이 없었다.
이렇게 ‘13년 징크스’가 윤일록의 골로 과거가 됐다. 하지만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징크스를 들춰보면 마음이 더 무겁다. 한국축구는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일본축구 대표팀을 지휘한 이래 한 번도 일본을 이기지 못했다.
지난 2010년 8월 일본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자케로니 감독은 4번의 한일전에서 3승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2010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자케로니호와의 첫 대결에서는 0-0 무승부, 2011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과 일본은 2-2 무승부를 거둔 후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당시 결승에 오른 일본은 아시안컵 우승컵까지 안았다.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잠실을 찾은 올드 팬들에겐 13년 만에 잠실종합운동장서 열린 한일전 한판 자체로 진한 울림을 받았다. 동시에 현재의 일본 전력에 객관적으로 뒤지고 있는 한국축구에 울린 경종도 들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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