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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2년차’ 이대호…연봉 대박·ML 도전 갈림길


입력 2013.10.09 10:46 수정 2013.10.10 08:2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141경기 출전해 타율 0.303 24홈런 91타점 활약

팀 잔류 가능성 높아, ML 진출 의지가 최대 변수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대호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거머쥔 '빅보이' 이대호(31·오릭스 버펄로스)의 진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대호는 최근 2013년 일본프로야구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아직 오릭스의 시즌 경기는 남아있지만 이미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고 순위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올 시즌 전경기를 소화한 간판타자 이대호를 무리시키지 않으려는 배려 차원이다.

이로써 이대호의 올시즌 최종성적은 타율 0.303 24홈런 91타점이다. 도루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에서 10위권안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보다 모두 상승한 기록이다. 타율과 홈런, 타점은 팀 내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지난해 전경기에 출전했고, 올해도 141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며 부상과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한 부분은 단연 돋보인다.

이대호는 이미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최정상급 4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야구계에서 이대호에 대한 평가는 극찬 일색이다. 이대호보다 먼저 일본에 진출하여 인상을 남겼던 이승엽이나 김태균보다도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을 포함해도 이대호만큼 정교한 선구안과 콘택트에, 파워까지 겸비한 타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집요한 승부근성과 어떤 상대를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 배짱, 동료-구단과의 원만한 친화력과 철저한 자기관리까지 성품 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기에 어떤 구단들도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일본무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한데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이대호가 현재 국내로 복귀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을 때, 핵심은 일본 잔류나 혹은 더 큰 메이저리그무대로의 도전이냐에 쏠린다. 이대호의 나이도 어느덧 서른을 넘겼고 어쩌면 전성기에 마지막 FA 대박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일본잔류를 선택할 경우, 무조건 4~5년 이상의 장기계약이 유력하다. 2006년 요미우리와 4년 계약을 맺었던 이승엽과 비슷한 사례다. 대신 메이저리그 진출은 사실상 포기하는 셈이다.

이대호는 일단 우선순위로 현 소속팀인 오릭스와 15일까지 협상에 돌입한다. 오릭스는 이대호를 잔류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이대호 역시 오릭스에서의 생활과 대우에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오릭스 잔류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돈 이외에는 '현상유지'에 만족한다는 의미가 될 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프로 데뷔 이후 아직까지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중하위권 전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릭스에 남는다고 해도 팀 전력이 약해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릭스 외에도 이대호를 원하는 구단이 많기 때문에 오릭스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일본 타 구단이 있으면 이적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변수는 이대호의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다. 이대호는 과거부터 기회가 되면 한번쯤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혀 온 바 있다. 이대호가 같이 올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게 된 동갑내기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대활약도 이대호를 자극시키는 원동력이다. 이대호에게 추신수는 고교시절까지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이기도 했다.

투수와 달리, 아직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타자는 없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다가 국내무대로 유턴한 케이스였다. 추신수와 류현진의 활약으로 한국 선수들에 대한 미국야구계의 인식이 달라진데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정상급 활약을 펼친 선수다. 이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들 사이에서도 이대호의 이름은 꽤 많이 알려진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이대호에게 특별히 관심을 표시한 구단은 나오지 않았다. 류현진같은 투수와는 또 다른 아시아 타자를 바라보는 미국야구계의 현실이다. 일본 잔류 시 선택할 수 있는 연봉대박은 아예 기대하기 힘들다. 30대를 넘긴 나이에 가정도 꾸린 상황에서 이대호가 성공확률이 불투명한 도전을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이대호가 아니면 당분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만한 수준의 한국 타자를 보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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