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낯선 가을'에 만난 분루의 2중주
11년 만에 맞이한 포스트시즌서 허무한 패퇴
응집력 없는 타선과 실책에 위축된 수비 '패인'
'타는 목마름‘으로 11년을 기다린 LG의 가을야구(포스트시즌)가 5일 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LG는 20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4차전에서 1-5 패하며 1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반면, '잠실 라이벌' 두산은 이날 좌완 선발 유희관의 7이닝 6피안타 3볼넷 1실점 호투와 8회말 봉중근을 통타한 최준석-오재일 장타로 2008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일정에 따라 오는 24일 대구구장서 정규시즌 1위팀이자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대결한다.
낯선 가을의 기운을 절감했다. LG의 포스트시즌은 지난 2002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열렸다. 그러나 1차전부터 4차전까지 고작 5일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가 열리는)대구에 가서도 유광점퍼를 입고 목청껏 응원할 것”이라던 LG 팬들의 바람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도 가지 못한 채 꺾였다.
넘지 못할 강력한 상대에게 압도당한 것이라면 덜 억울하겠지만,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고 만신창이가 되어 올라온 두산 앞에서 거푸 실책을 저지르고, 마음 급한 타선은 결정타는커녕 진루타도 제대로 치지 못하고 자멸해 뼈아프다. 공격과 수비가 나란히 겉돌다보니 리즈가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2차전을 빼고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1차전에서는 베테랑 정성훈의 결정적 실책 2개가 2-4 패배를 불렀고, 3차전에서는 무려 4개의 실책이 쏟아져 4-5로 패했다. 이날 4차전 역시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준 후 어렵게 균형을 이뤘지만, 폭투가 도화선이 돼 결승점을 헌납했다. 선취점은 내야진의 실책으로, 결승점은 폭투로 헌납한 꼴이다.
수비를 보며 속 터진 LG는 터지지 않는 타선의 ‘변비야구’로 속이 끓었다.
이진영-정성훈 등 중심타선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서 수많은 잔루를 남기는 이른바 ‘변비야구’에 제대로 발목이 잡혔다. 리즈 호투 덕에 2-0 승리를 거뒀던 2차전에서도 12개의 잔루를 기록했던 LG는 이날 역시 많은 찬스를 만들고도 작전 실패와 응집력 부재로 좀처럼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했다. 패한 3경기에서 무려 30개가 넘는 잔루를 기록한 LG는 1~4차전 총 9득점에 머물렀다. 응집력 없는 타선에 어이없는 실책까지 연달아 터지다보니 정규시즌 잘 던졌던 투수들도 무너져 내렸다.
팀 평균자책점 1위, 팀 득점권 타율도 1위에 올랐던 LG로서는 땅을 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11년 만의 암흑기 청산을 위안으로 삼고 내년을 기약하자는 격려에도 LG가 쉽게 돌아서지 못하고 잠실 그라운드를 훔쳐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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