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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리·박승희, 4년 전 분루 이제야 삼켰다


입력 2014.02.18 21:00 수정 2014.02.18 23:3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2010 밴쿠버올림픽 1위로 통과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이제야 풀린 한' 4년 흘러 소치올림픽에서 당당히 앙갚음

현재 대표팀 계주 주자 가운데 밴쿠버의 아픔을 체험한 것은 조해리와 박승희 뿐이다. ⓒ

박승희(22)와 조해리(28)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맺힌 한을 풀었다.

‘드림팀’으로 불리던 박승희·조해리·심석희·김아랑(공상정)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이 18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9초498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로 들어온 중국은 레이스 도중 심석희를 밀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3바퀴를 남기고 중국에 역전을 허용했던 한국은 마지막 주자 심석희가 극적인 폭발적 스퍼트로 추월,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이상화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 안현수의 금메달과 유독 많이 넘어지는 돌발 상황으로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여자 3000m 계주로 첫 번째 금을 캤다.

톱니바퀴 조직력과 협력으로 일군 계주에서의 금메달은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맏언니’ 조해리와 500m 동메달리스트 박승희에게는 더욱 뜨겁게 다가온다. 금메달로 풀지 않고서는 절대 치유되지 않을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2010 밴쿠버 올림픽 당시 여자 쇼트트랙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올림픽 5연패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오히려 ‘실격’처리 되면서 노메달 신세로 전락했다.

심판진은 5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김민정이 선두로 코너를 돌다가 오른팔이 뒤따르던 중국 선수 얼굴에 닿은 것을 두고 반칙이라고 판단해 실격 판정을 내렸다. 실격 판정이 나오는 순간, 태극기를 흔들던 여자대표팀은 돌연 눈물을 펑펑 쏟았다. 당시에도 대표팀을 이끌었던 최광복 코치의 강력한 항의도 소용없었다.

조해리는 당시 상황을 설명할 때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말한다. 박승희는 밴쿠버 때의 기억 때문에 "중국에는 지기 싫다"며 필승 각오를 다진 바 있다. 500m 동메달에 대해서도 “동메달도 만족스럽다”면서도 “그렇다고 하필 중국이 가져가서..”라며 4년 전 충격을 털어내지 못했다. 여자 500m에서는 박승희가 다른 선수들의 충돌 여파에 휩쓸려 넘어진 탓에 리젠러우(중국)에게 금메달을 내준 바 있다.

4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며 세대교체가 이뤄진 가운데 소치에는 심석희와 김아랑 공상정이 합류했다. 현재 대표팀 계주 주자 가운데 밴쿠버의 아픔을 체험한 것은 조해리와 박승희 뿐이다.

조해리와 박승희는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4년 전 맺힌 한을 모두 날렸다. 특히, 중국과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 끝에 짜릿한 추월로 따낸 금메달이라 감동은 배가됐다. 조해리와 박승희는 메인링크를 벗어나 눈물을 쏟았다. 4년이 지난 후에야 빼앗겼던 선물을 받은 ‘맏언니’ 조해리는 후배들에게 “고마워 고마워”를 외치며 그때의 아픔을 털어냈다. 아직도 중국이라면 몸서리 치는 박승희도 이날은 감격의 눈물을 머금고 분루를 삼킬 수 있었다.

한편, 남녀 개인전 예선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모처럼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심석희, 김아랑, 박승희는 1000m 예선에서 모두 각 조 1위로 준준결승에 올랐다. 남자 500m에서도 박세영(21), 이한빈(26)이 나란히 예선을 통과했다. 함께 출전했던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도 준준결승에 안착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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