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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김연아' 한국은행 기념주화 포기한 이유가?


입력 2014.03.24 14:49 수정 2014.03.24 18:32        목용재 기자

기념주화 발행 확대할수록 한은 수지 악화·정부세입 감소 원인

해외에서 발행된 독도, 김수환, 6.25, 김연아 기념주화.ⓒ김광림 의원실 제공

"김수환 추기경, 김연아 선수의 기념주화가 모두 라이베리아와 투발루 같은 외국에서 제조해서 우리나라에 들여온 이유는 무엇이냐." -2010년 국정감사,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

"우리나라 유명인들의 기념주화를 외국에서 발행한 바 있고 이 때문에 한은법까지 개정 됐는데도 (아직까지) 한국은행은 기념주화 발행에 인색하다." -2014년 이주열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

"적어도 김수환 추기경, 김연아 선수 같은 인물들을 기념하는 기념주화가 해외에서 발행돼 역수입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2014년 이주열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이주열 한국은행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기념주화 발행에 인색한 한국은행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대한민국'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나 문화유산을 기념하는 주화 발행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었다.

특히 해외에서 발행된 독도, 김수환, 6.25, 김연아 기념주화 뒷면에는 'Bank of Korea'(한국은행)이 아닌 'Bank of Uganda', 'Bank of Liberia' 'ELIZABETH' 등이 표기돼 있어 기념주화에 새겨져 있는 인물들의 국가정체성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0년, 김연아·김수환 추기경 등 국내 유명인의 기념주화가 외국에서 발행돼 역수입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제기 된 이후, 2012년 3월 한국은행법 53조 3항이 신설됐다.

신설된 법 조항의 골자는 업적을 기릴 필요가 있는 인물이나 국내외적으로 뜻 깊은 문화재, 행사 등을 기념하기 위해 한은이 기념주화를 발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은법 53조 3항의 신설 이전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여수 국제엑스포 등의 박람회 등을 준비하는 조직위원회의 요청에 의해서만 한은이 기념주화를 발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은법이 개정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한은은 기념주화 발행에 대해 소극적이다. 한은이 한은법 개정이후 특정인물을 기리는 기념주화를 발행한 적은 없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월드컵·올림픽·엑스포 등 특별한 이벤트를 제외한 일반적인 기념주화를 발행을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짊어져야 하는 재정적 부담이 크다.

체육행사·박람회 등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되는 기념주화는 조직위원회에서 그 비용을 부담하지만 인물·문화재 등 일반적인 사안에 대한 기념주화 제작은 한은에서 제작비용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도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기념주화 발행을 늘릴 것이냐는 일부 의원들의 질문에 "(기념주화 발행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한국은행의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라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이주열 내정자는 청문회 사전질의 답변을 통해서도 "외국의 경우 기념주화 제조비를 구매자가 부담하나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부담하고 있어 기념주화 발행을 확대할수록 한국은행 수지 악화 및 정부세입 감소로 이어진다"면서 "한은법에 기념화폐 발행요청권을 신설하는 것은 발행요청 남불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화폐수집 전문 업체인 풍산화동양행에 따르면 한국을 주제로 한 기념주화의 해외 발행사례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5건이다.

'세계의 유명 전투함'이라는 주제로 발행된 거북선 기념주화(2007), 김수환 추기경 기념주화(2009), 독도기념주화(2009), 김연아 기념주화(2010), 세계불교 문화를 주제로 발행된 석굴암 기념주화(2010) 등이다. '6.25전쟁 60주년' 기념주화도 니우에에서 발행된 바 있다.

거북선 기념주화는 남아프리카 조폐국의 승인을 받아 콩고에서 발행됐고 김수환 추기경의 기념주화는 리히텐슈타인 조폐국에서 승인, 라이베리아에서 발행됐다.

독도 기념주화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조폐국의 승인 하에 우간다에서 발행됐으며 김연아 기념주화는 호주 조폐국의 승인을 받아 투발루에서 발행됐다. 석굴암 기념주화도 싱가포르 조폐국에서 승인, 부탄에서 발행됐다.

지난해 12월 한은이 '한국의 문화유산'이라는 주제로 창덕궁 등의 기념주화를 발행한 바 있지만. 여전히 한은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물·문화유산 등에 대한 기념주화 발행에 대해 얼마나 소극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2010년 발행된 김연아 기념주화의 앞면에는 김연아와 태극문양이 새겨져 있지만 그 뒷면에는 영국 연방국가 법정통화의 상징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이 새겨져 있어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풍산화동양행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이나 문화유산을 기념하는 주화가 외국에서 발행됐을 당시에는 한국은행이 자체적으로 기념주화를 제작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기념주화 발행양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은은 2013년 12월 기준으로 연간 4건의 기념주화를 발행하고 있다. 반면 캐나다는 연간 100건, 프랑스는 60건, 일본 12건, 중국은 10건의 기념주화를 발행하고 있다.

박명재 의원실 관계자는 "한은은 기념주화 수요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기념주화 사업에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독도 기념주화의 경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세계 만방에 알리기 위해 제작했음에도 외국국장과 외국은행명이 들어가면서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광림 의원도 "현 수준보다 기념화폐 발행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기념화폐 발행요청권을 명문화하는 한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지적에 한은은 기념화폐 발행 요청기관이 제조비를 부담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한은의 예산 제약없이 기념주화 발행을 활성화시키려면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발행 요청기관이 기념주화 제조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열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사전질의 답변서에서 "미국과 일본의 경우 기념주화 판매가격을 액면가와 제조비 합계액 이상으로 책정하도록 법제화하여 실질적으로 발행비용을 구매자가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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