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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오명 김중수의 역설 "서투른 소통, 불확실성 키워"


입력 2014.03.31 16:00 수정 2014.03.31 16:01        목용재 기자

포워드가이던스 도입에 대해서도 부정적…"사용할 수 있는 마땅한 지표가 없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김 총재는 임기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중앙은행과 시장 간 의사소통에 대해 '건설적 모호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던진 한 마디의 뜻은 중앙은행과 시장간의 서투른 의사소통은 도리어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킨다고 꼬집은 것이다.

김 총재는 4년 간의 임기동안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4월,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한 달이 지난 5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해 시장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김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총재로서의 마지막 이임사를 통해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오히려 시장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주장을 역설한 것이다.

김 총재는 자신의 임기 만료일인 이날 이임식에서 "중앙은행이 시장에 이끌려 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시장이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중앙은행을 흔들고자 하는 시도에 이끌려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한국은행 총재로서 마지막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중수 총재는 "건설적 모호함은 중앙은행 소통의 덕목으로 오랜 기간 받아들여져 왔다"면서 "모호함은 복잡한 금융상황을 명료하게 설명하려다가 정보해석상의 오류에 따른 불필요한 잡음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시장은 과잉반응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쏠림현상을 피할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시장으로서는 이자율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은행이 당초 전망대로 가지 못하면 의구심을 갖게되지만 이러한 경향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금융의 복잡한 상황을 제대로 해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시장과 소통하려는 시도는 장기적으로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대한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안내)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안목에서만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단기금리가 다음 달에 어떻게 움직이는지 여부를 단정적으로 예시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역할이 아니라고 꼬집은 것이다.

김 총재는 "일부에서 포워드가이던스를 소통이라는 측면을 부각시켜 다음 달 통화정책 방향을 예시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통화정책은 상당한 시차를 두고 그 효과가 나타나므로 단기적 타이밍의 문제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 포워드가이던스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 경제의 변동요인이 국내보다는 대외로부터 오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포워드가이던스에 활용할 지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우리나라에 포워드가이던스를 도입할지 여부는 결국 (활용할 수 있는) 지표들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이러한 토대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도하면 오히려 잡음을 일으켜 성과를 달성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재는 "경제의 변동요인이 국내보다 대외요인에 의거할 때 우리나라에서 포워드가이던스로 활용할 지표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면서 "GDP갭, 실업률 어느 것 하나 유용한 지표가 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4년 임기동안 진행한 한국은행의 개혁 작업에 대해서는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과 영국 중앙은행의 개혁 작업을 빗대어 자평했다.

김 총재는 "히딩크 감독도 모든 개혁은 우선 상황을 악화시킨 후 시간을 두고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개혁의 일반적인 법칙으로부터 예외일 수 없었다"면서 "'오대영'이라는 별칭도 붙었고, 기존 패러다임에서의 인재와 새로운 시스템에서의 유망주 발탁 사이에 많은 관심과 갈등이 주목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재는 "최근 공표된 영국 중앙은행의 개혁내용도 바로 우리가 4년 전에 시도했던 것과 유사하다"면서 "칸막이 제거, 여성인재의 중용, 핵심부서를 없앤 개혁 조치들은 우리가 시도했던 개혁 취지와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중수 총재는 24대 한국은행 총재로서의 자신의 임기를 이날 마무리했다. 이주열 신임한국은행 총재는 내달 1일 오전 한국은행 1별관에서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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