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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몸값’ 강정호…현실적 계약 규모는?


입력 2014.12.20 15:27 수정 2014.12.21 10:5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포스팅 최고액 500만 2015달러, 넥센 수용

앞으로 한 달간 최고액 써낸 구단과 단독 협상

니시오카 츠요시는 강정호의 좋은 비교대상이 될 수 있다. ⓒ 게티이미지/넥센

넥센의 거포 유격수 강정호(27)가 메이저리그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넥센은 20일 "메이저리그 구단이 포스팅을 통해 강정호를 영입하겠다고 써낸 최고응찰액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가 강정호에 대해 매긴 최고 몸값은 500만 2015달러(약 55억원)다.

이는 지난 2012년 류현진(LA 다저스)의 2573만 7737달러 33센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액수다. 올 시즌 후 김광현(200만 달러)과 양현종(150만 달러 추정)이 포스팅에 이름을 올렸지만 각각 강정호 몸값에 미치지 못했다.

강정호는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도와주신 구단과 주위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포스팅 결과가 나온 만큼 지금부터가 시작이고,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프로야구 야수 중 최초의 도전이라는 부분에서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흥분, 그리고 많은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일본 프로야구 내야수들도 성공하지 못했던 도전인 만큼 굳은 마음과 노력으로 꼭 성공하겠다. 많은 야구팬들의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제 강정호는 앞으로 30일 동안 공식 에이전트인 옥타곤 측을 통해 연봉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면서 계약 규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사실.

지금까지 한국은 물론 일본 선수들의 포스팅 역사를 살펴보면 최고 응찰액과 계약 규모가 엇비슷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야수로서는 한국 최초로 빅리그에 도전하는 강정호에게 일본 선수들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1995년 노모 히데오의 ‘토네이도 열풍’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붐이 일었지만 여전히 야수들에게는 금단의 영역이었다. 그러다 사실상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선수가 ‘역대 최고의 교타자’로 평가받은 스즈키 이치로였다.

이치로는 2000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고, 원 소속팀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1312만 5000달러를 안기며 시애틀로 이적했다. 계약조건은 3년간 1400만 달러로 연평균 500만 달러에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치로를 안은 시애틀은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치로는 2001년 157경기에 나서 타율 0.350 8홈런 69타점 56도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MVP와 신인왕, 골드글러브, 올스타, 실버슬러거 등 타자가 수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상을 휩쓸었다. 116승 46패(승률 0.716)를 기록한 시애틀도 한 시즌 역대 최다승 타이와 역대 최고 승률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치로가 성공하자 야수들의 러시가 이뤄졌다. FA 자격을 얻은 마쓰이 히데키가 2003년 뉴욕 양키스와 3년간 2100만 달러로 잭팟을 터뜨렸고, 이듬해 마쓰이 가즈오 역시 뉴욕 메츠와 3년간 201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결국, 일본 특급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공식이 성립됐다.

물론 마쓰이 가즈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가즈오는 일본 시절, 7년 연속 3할 타율에 이어 평균 20홈런-40도루를 기록했지만 내야수(유격수)라는 변수가 있었다.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나타낸 가즈오는 공격마저 동반 부진에 빠졌고, 이로 인해 포지션 변경(2루수)까지 감수해야 했다. 메이저리그 특유의 빠른 타구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치로-마쓰이 히데키의 성공과 가즈오의 실패는 향후 일본 야수들의 대우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07년 모처럼 등장한 대형 외야수 후쿠도메 코스케는 FA 자격을 얻은 뒤 4년간 4800만 달러의 조건으로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 야수 역대 최고액으로 남아있다. 물론 후쿠도메의 메이저리그 적응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치로의 영향력은 그만큼 대단했다.

반면, 내야수들은 이렇다 할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즈오가 메츠에 입단한 이듬해 거포 출신인 나카무라 노리히로가 옵션 포함 2년간 1000만 달러를 받았지만, 그가 메이저리그에 얼굴을 비춘 경기는 고작 17경기(0홈런)에 불과하다. 이는 두 차례 홈런왕에 오르며 차세대 거포로 떠오른 무라타 슈이치(3루수)가 FA 자격을 얻은 뒤 메이저리그가 아닌 일본 잔류(요미우리 이적)를 택한 주요 요인이기도 했다.

오승환의 팀 동료인 니시오카 츠요시는 강정호의 좋은 비교 대상이다. 2010년 일본 프로야구 최초로 내야수 200안타를 만들어낸 니시오카는 재팬시리즈 우승까지 이끈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의 포스팅 액수는 역대 내야수 최고액인 532만 9000달러. 이후 그는 3년간 900만 달러의 좋은 조건으로 미네소타에 입단했다. 수비력이 다소 처진다는 평가였지만 이치로에 버금갈 교타자라는 측면이 크게 어필한 덕분이었다. 물론 니시오카의 미네소타 2년은 악몽으로 기억되고 있다.

강정호도 최소 니시오카 수준의 계약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최근 메이저리그는 거포 유격수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미네소타와 같은 스몰마켓 팀이 900만 달러의 거액을 안긴 게 벌써 4년 전이다. 강정호의 장밋빛 협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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