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2위 조경태, 컷오프 탈락 이유는?
여론조사 대상 새누리당 지지층도 포함, 중앙위원 투표와 결과 다를 수밖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했던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7일 당 중앙위원들을 상대로 진행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새정치연합 2.8 전국대의원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조 의원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예비경선에서 최종경선 후보 3인에 들지 못 하고 탈락했다. 당초 ‘빅2’로 불리는 박지원·문재인 후보의 컷오프 통과가 유력했던 상황에서, 남은 한 자리를 조 의원이 아닌 486계의 이인영 후보가 차지했다.
이는 민심과 당심이 엇갈린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 의원은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2.0%의 지지율을 얻어 문 후보(36.0%)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빅2 중 한 명인 박지원 후보(7.2%), 비주류 후보인 박주선 의원(4.7%)과 이인영 후보(1.8%)는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하지만 실제 경선에서는 최하위였던 이 후보가 조 의원, 박주선 의원을 누르고 컷오프를 통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1차적으로 여론조사와 경선 대상이 다른 데에서 기인했다.
먼저 MBN 여론조사 대상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자는 24.9%에 불과했다. 40.3%는 새누리당의 지지자였고, 27.1%는 무당파였다. 여기에 새정치연합의 지역기반인 호남에서 조 의원은 6.4%의 지지율을 얻어 4위에 머물렀다. 호남에서 문 후보와 박 후보는 각각 49.2%, 21.1%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조 의원은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무당파와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7일 예비경선은 현직 국회의원과 광역·기초의회 의장, 광역·기초단체장, 원외 지역위원장, 전·현직 상임고문 등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당 중앙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 상위 의사결정 기구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경선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대상에 포함한 여론조사와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 선거인단 규모는 378명, 투표자 수는 326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후보들이 1대 1 면접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선거인단의 표심도 노출되지 않았다. 인지도나 여론조사 지지율이 부족한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하는 이변이 자주 발생했던 것도 같은 이유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선거인단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현직 국회의원들이 예비경선 결과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므로, 여론과 상관없이 거대 계파의 후보가 최종경선에 진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조 의원은 견고한 대의원 지지기반에도 불구하고, 원내에서는 비주류 신세를 면치 못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남은 최종경선 결과도 향후 실시될 여론조사 결과를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2.8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10%, 국민 15%로 구성된다. 일반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는 실제 경선 결과와 비슷하더라도, 대의원·권리당원 투표는 정확한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각 지역위원회에서 선출된 대의원의 경우 지역위원장의 의중에 따라 표심이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또 권리당원들은 명단 자체가 폐쇄적으로 관리돼 권리당원만 대상으로 한 여론조차 자체가 어렵다.
한편, MBN 여론조사는 유·무선전화 임의번호 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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