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푸르지오 써밋 동공, 대우건설 부실 공사 탓“
불완전한 차수공법으로 지하수‧토사 유출
서울시, 개발사업 전 굴토 심의 의무화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 ‘푸르지오 써밋’ 공사장 앞 인도에서 발생한 싱크홀(동공)은 대우건설의 부실한 공사관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국지반공학회는 용산 보도 침하에 대해 “공사장 차수벽이 불완전해 지하수와 토사 등이 유출됨에 따라 상부에 지탱하고 있던 흙들이 서서히 균열되고 강도가 약해져 일시에 함몰된 것”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학회는 공사대장과 계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말쯤 함몰 구간 주변의 지하수위가 지하 10m에서 14m로 급격히 저하되고 지하수와 세립자가 집중적으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지반 불균질 등 이상 징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8곳에 대해 시추 조사를 한 결과, 함몰 구간과 가까운 지하 11m 부근에서 지반이 연약한 3곳이 발견됐다. 설계 당시와 비교해 지반이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대우건설 측은 동공의 원인으로 ‘하수관 파손으로 인한 누수’ 등의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하수도관 굴착 조사 결과 파손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한국지반공학회는 지하수가 유출된 서쪽과 남쪽 구간에 지반 강도를 높이는 공법을 추가로 시행하게 하고 차수도 보강하도록 했다. 보강공사에는 약 1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용산구청은 보도침하 이후 한국지반공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서울시, 용산구,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대책합동TF'는 매주 회의를 열어왔다. 지난 20일에는 한국지반공학회가 이번 연구용역의 중간 결과를 보고했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4월 중순으로 예정된 연구 용역 최종 결과에 따라 시공과 감리 부실이 확인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행정 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시개발 사업에서 굴착 공사 때 발생할 수 있는 도로 함몰을 막기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인·허가와 착공 전 굴토 심의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심의 대상은 깊이 10m 이상을 굴착하거나 높이 5m 이상의 옹벽을 설치하는 공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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