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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이사회 '나홀로 거수기 거부' 왜?


입력 2015.04.13 11:46 수정 2015.04.13 17:45        윤정선 기자

KB국민카드 제외한 카드사 이사회 의결안 찬성률 100%

지난해 각 카드사에서 열린 이사회 중 KB국민카드에서만 유일하게 반대표가 나왔다. ⓒ데일리안

금융사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 속에서 지난해 KB국민카드 이사회가 카드사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는 지난달 초 일제히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공시했다. KB사태로 촉발된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으로 마련된 모범규준 시행에 따른 조치다.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는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사외이사 선임 과정, 자격요건 등을 상세히 담게 돼 있다. 아울러 이사회 활동내용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각 의결 안건에 대한 이사별 찬성 여부와 반대사유 등이 담긴다.

지난해 이사회에서 반대표가 나온 곳은 카드사는 KB국민카드가 유일하다.

지난해 4월 진행된 임시이사회에서 KB국민카드 A 사외이사는 '이사보수규정 개정'과 관련 반대의사를 밝혔다.

반대사유로는 "대표이사 사장의 기본급 조정이 당사 이미지 개선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당시 다른 이사 4명의 찬성으로 해당 안건은 가결됐다.

또 다른 반대표는 지난해 KB사태를 불러일으킨 '주전산기 유닉스 전환사업 추진' 안건에서 나왔다.

KB국민카드 B 사내이사는 4월 정기이사회에서 "주전산기 전환사업 관련 주관사인 국민은행의 최종 의사결정 이후 당사에서도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KB사태는 KB국민은행의 주전산기 시스템 변경추진과 관련해 지주 회장과 은행장 세력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경영진 리스크를 초래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현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1월 임시이사회에서도 주전산기 전환과 관련해 반대표가 나왔다.

KB국민카드 C 사외이사는 당시 "주전산기 사업을 재검토해야 할 판단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반대표가 나왔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국민카드에서 지난해 나온 주전산기 교체 관련 2건의 반대표는 KB사태가 단순히 국민은행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하면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도 "한 사람이 아닌 다른 세 명의 이사가 소신 있게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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