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실마리 찾나
외환노조 하나금융에 '수정 합의서안' 제안 요구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관련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지주에 ‘2·17 합의서’ 수정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통합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하나금융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노사는 주 2회 정례회동을 하기로 합의한데 이어 조기통합 논의의 핵심인 2.17합의서를 테이블에 올렸다는데 의미가 크다. ‘2.17합의서’수정은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조기통합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합의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2012년 2월 노조와 맺은 합의서로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법인 유지를 골자로 한다. 지난 2월 법원은 합의서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면서 하나금융지주가 추진했던 조기통합 작업에 제동을 걸었다.
즉, 조기통합 논의가 2.17합의서에 묶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노사 갈등은 이 합의서의 효력을 깨려는 쪽과 지키려는 쪽의 힘겨루기 양상이었다.
양측이 2.17합의서 풀지 않고선 또 다시 평행선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실마리부터 찾자는데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합 발 묶어둔 2.17합의서 '납득한 수정안' 도출할 수 있나
당장 공은 하나금융에게 넘어왔다. 하나금융은 공식적으론 “아직 잡힌 틀이 없다”고 하지만, 내부에선 조기통합의 명분과 함께 직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향의 수정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법정대응을 위해 축적한 자료 등이 있지만, 수정안을 만드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노조와 실무적인 논의를 통해 조율할 수 있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이 ‘납득할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17합의서가 현저한 사정변경에 따라 변화되어야 한다면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절충안이 제시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건 노조다. 노조 입장에선 하나금융이 제시한 수정안 내용에 ‘현저한 사정변경’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다시 2.17합의서를 지켜야한다는 쪽으로 돌아 설 수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 후 기존 합의서에 따른 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내용의 전향적인 수정합의서 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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