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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통합 '수정안 블랙홀' 빠져들다


입력 2015.05.02 09:29 수정 2015.05.02 09:36        이충재 기자

외환은행 노조, 하나금융 '2.17합의서 폐기안' 반송

서울시 종로구 외환은행 본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하나‧외환은행 통합 논의가 ‘2.17합의서 수정안’이라는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수정안에 담길 내용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며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사가 2.17합의서를 수정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통합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오히려 수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가 내놓은 ‘수정안 초안’을 반송하고 수정안을 다시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이 지난 29일 제시한 새로운 합의서에 대해 “올해 9월까지 조기통합 완료를 골자로 하는 ‘폐기안’을 제시했다”며 반송했다.

노조는 사측의 수정안을 ‘2.17 합의서 폐기안’이라고 규정하며 “하나금융의 처사는 상호 양보를 전제로 한 진정성 있는 협상을 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제시한 안은 도저히 ‘2.17합의서 수정안’ 제안으로 간주될 수 없고, 이를 기초로는 제대로 된 협상이 진행될 수 없어 이를 반송했다”며 “사측이 다시 숙고와 결단을 거쳐 진정성 있는 수정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공을 넘겼다.

이에 하나금융은 “어려운 금융환경 아래서 조직과 직원의 상생을 위해 고심에 찬 양보안을 제시했다”며 “노조가 다시 한 번 조직과 직원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면밀히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2.17 합의서’는 지난 2012년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최소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월 법원은 합의서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면서 하나금융지주가 추진했던 조기통합 작업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노조가 하나금융에 ‘2.17합의서 수정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고, 사측도 이를 받아들였다. 노사가 수정안에 담길 내용을 두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지루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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