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FGSS 현대·삼성에 승소…PRS 소송 재점화
FGSS 패소한 현대·삼성 "즉각 항소할 것"
특허 공개 안된 PRS 소송까지 얽힌 자존심 싸움
대우조선해양이 LNG추진선박 핵심 기술인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 특허 관련 소송에서 국내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승소했다. 하지만 또 다른 LNG선 핵심 기술인 부분재액화장치(PRS) 관련 소송이 남아 있어 국내 대형 조선 3사간 자존심 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8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 6일과 7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공동으로 제기한 대우조선해양의 FGSS 관련 특허 3건에 대한 무효심판에 대해 각각 기각 심결을 내렸다. 기각 심결은 제기한 측의 주장이나 청구가 정당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결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판결에 대해 “FGSS의 기술력과 독창성을 국내외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4월 프랑스 크리이오스타(Cryostar SAS) 등 2개 업체가 유럽특허청(EPO)에 제기한 특허무효 이의신청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FGSS는 탱크에 저장된 액화천연가스(LNG)를 고압 처리해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로, 차세대 선박인 ‘천연가스 추진 선박’의 핵심기술로 불려왔다.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기술을 2007년 특허 출원, 2010년과 2011년 국내 및 유럽에서 등록을 완료했다. 또 2013년에는 세계 최대 선박엔진 업체인 만디젤(MAN Diesel & Turbo, MDT)과 기술 및 특허를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승소는 다른 특허 판결과는 다른 양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이미 지난 2월 대우조선해양이 경남창조경제 혁신센터를 통해 FGSS 관련 특허 105건을 국내에 무상 공개 및 기술이전을 결정한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이 금전적 이익을 얻거나 다른 업체들이 손실을 보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경쟁사들은 패소로 인한 손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항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모두 “FGSS는 이미 일반화된 기술이라는 점에서 특허로서 갖춰야 될 독창성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며 대우조선해양이 이를 두고 ‘자사의 독창적인 기술’이라고 과시하는 것 자체를 막아야겠다는 입장이다. 일종의 자존심 싸움인 셈이다.
또 다른 배경도 있다. 대형 조선 3사가 LNG추진선박 뿐 아니라 일반 LNG선에도 적용되는 핵심 기술인 ‘부분재액화장치(PRS)’ 특허를 놓고 분쟁을 진행 중인 만큼 이번 FGSS 특허 소송에서 기싸움에 밀리지 않으려는 경향도 강하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대우조선해양이 FGSS 특허를 공개하기 전에 3사가 소송 취하 관련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경쟁사들에게 “FGSS 특허를 공개할 테니 특허 소송을 취하하라”고 제안했으나 경쟁사들이 PRS 특허도 풀 것을 요구하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의 PRS 특허에 대해서도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특허를 어떻게 풀 것인지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월 일방적으로 FGSS 특허만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경쟁사들로서는 일방적인 발표 내용만 믿고 분쟁을 끝낼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우조선해양이 특허를 풀지 않은) PRS 특허 문제도 얽혀 있는 만큼 이번 FGSS 특허 관련 소송에서도 경쟁사들이 순순히 물러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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