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해도 존재감 없는 새정치 '뭐라도 해야' 거리로...
"나가면 또 나간다고 욕 먹고, 안 나가면 '야당은 뭐하냐'고 욕 먹어"
새정치민주연합이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표결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당청 갈등의 폭풍이 워낙 거세 야당의 존재감까지 묻혀버린 탓에 ‘뭐라도 해야한다’는 판단에서다.
문재인 대표는 2일 오전 여의도역을 찾아 국회법 재의 표결 촉구를 위한 캠페인을 열기로 했다. 박 대통령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정면으로 칼을 겨누며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정국이 ‘대통령 대 유승민’, ‘친박 대 비박’의 대결 구도로 굳어지면서 정작 여론의 관심이 ‘재의 표결’에선 멀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6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박 대통령은 지지율 상승 효과를 톡톡히 얻었고, 유 원내대표 역시 지난달 0.4%에 불과했던 지지율이 1.6%로 올라 4배 상승, 여권 차기 대선주자 4위로 뛰어올랐다. 장기적로는 김무성 대표를 능가할 만큼 정치적 위상이 높아질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이 쥐고 있던 국회법 개정안 재의 이슈는 사실상 완전히 묻힌 격이 됐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여당의 재의 거부’임을 홍보키 위해 거리행을 택했지만, 이마저도 당 일각에선 “또 장외투쟁한다고 욕 먹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죽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연합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1998년 박근혜 대통령이 서명했던 국회법 개정안을 그대로 재발의하겠다” 일명 ‘박근혜법’ 발의 의사까지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정도다.
물론 당에서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감정적 대응일 뿐”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김성수 대변인도 “그런 말이 나오긴 하는데, 위원장도 갑갑하니까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한 말씀이지,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논의가 된 건 전혀 없다”며 “아직 원내대표단과도 얘기가 안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그러니까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사실 아무것도 없다”며 “나가면 또 나간다고 욕 먹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면 ‘야당은 뭐하고 있냐’ 욕 먹고, 뭘 해도 이슈도 안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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