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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직업병 조정위의 딜레마...법인설립 고민


입력 2015.08.04 11:09 수정 2015.08.04 15:42        이홍석 기자

사단법인 설립 권고...삼성전자-반올림 '팽팽한 이견'

조정위 조정 난항 예고...향후 '조정역할' 비판 우려

삼성직업병피해자가족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에서 얼굴을 감싼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삼성전자 직업병문제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반도체 직업병 피해 보상 공익법인 설립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조정권고안의 핵심사안인 사단법인 설립을 놓고 삼성전자와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와 상반된 견해를 밝힘에 따라 향후 조정과정에서의 난항이 예상된다.

만약 양측이 견해차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조정위는 향후 추가조정의 어려움과 함께 지난 6개월간 당사자들간 의견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조정위 역할론'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조정위는 3일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피해자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 반올림 등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조정권고안에 대한 의견을 접수했다.

이는 조정위가 지난달 23일 삼성전자의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을 보상하기 위한 조정권고안을 발표하고 각 주체들에게 10일간의 숙려기간 후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조정위는 각 주체들로부터 받은 조정권고안에 대한 의견들 중 이견을 보이는 부분을 추후 조정절차를 거쳐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목표다.

조정권고안의 가장 큰 쟁점은 사단법인 설립 문제다. 조정권고안에는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기부해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하고 법인을 통해 피해자 보상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단법인 설립을 통한 보상은 오랜시간이 소요되므로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난색을 표명했다. 대신 사내기금으로 1000억원을 조성해 보상과 반도체 예방에 사용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에대한 여론도 긍정적이다. 네티즌들은 "삼성전자 백혈병 기금 1000억원 기부는 늦었지만 잘한 일"이라며 반기고 있다.

가대위 역시 이미 지난달 30일 연내 보상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서는 “재단보다는 직접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반면 반올림은 사단법인 설립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정권고안 발표 직후부터 큰 틀에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주된 이유도 공익법인 설립을 통한 보상 내용 때문이었다. 반올림은 4일 삼성전자에 법인설립 수용을 촉구하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처럼 법인설립에 대한 주체간 입장차가 현격함에 따라 조정위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견 조정 과정에서 주체들간 갈등이 커지면서 자칫 판이 깨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이 깨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가 법인 설립을 제외하고 조정권고안을 대폭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인설립을 고집하다가는 자칫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조정위는 조정위원들간 논의를 거쳐 조만간 각 주체들간 이견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조정위 측은 “아직 의견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마련되지는 않았다”면서 “조정위원들이 조정권고안에 대한 이견들을 검토한 뒤 주체들과의 이견 조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정위원회는 중재위원회와 달리 당사들간 이견을 강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없어 향후 합의안 마련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정위의 향후 조정 절차가 과연 의미가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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