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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뱅크 'KEB하나은행' 첫단추 풀었다…남은 과제는?


입력 2015.08.07 13:04 수정 2015.08.07 13:15        김영민 기자

통합은행명 'KEB하나은행' 확정…김정태 회장 등 사내이사 5명 선임

오는 10일 본인가 신청 후 통합은행장 선임…다음달 1일 공식 출범

KEB하나은행 가상 로고(위) 및 통합은행장 후보들. 왼쪽부터 김한조 행장, 김병호 행장, 함영주 부행장 ⓒ데일리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은행명을 'KEB하나은행'으로 확정하고 국내 자산 규모 1위 메가뱅크 출범을 향한 첫단추를 풀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7일 오전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약서 및 정관 개정안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

통합은행명은 외환은행 영문명인 'KEB'와 하나은행을 합친 'KEB하나은행'으로 정했으며, 통합은행 사내이사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 김광식 하나은행 상임감사위원 등 5명을 선임했다.

하나금융은 오는 10일 금융위원회에 합병 본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어 인가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달 말 인가 통과와 함께 통합은행장이 정해지면 다음달 1일 KEB하나은행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성장 배경 다른 두 조직 '화학적 결합'이 관건

KEB하나은행 출범 후 첫 과제는 단연 조직 안정화다. 양 은행의 화학적 결합에서 큰 잡음 없이 연착륙 시키는 것이 KEB하나은행 경영진의 지상과제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을 인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외환은행과의 통합도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다만 양 은행이 성장 배경부터 다르기 때문에 화학적 결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단자회사인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해 지난 1991년 은행으로 전환한 하나은행은 이후 인수합병(M&A)를 통해 주요 시중은행으로 성장했다. 반면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에서 분리된 후 독자 생존하며 50년 가까이 전통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다른 조직에 쉽게 흡수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또 외환은행이 하나은행보다 임금이 더 높다는 점도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은 이유다. 과·차장급 연봉 기준으로 외환은행이 하나은행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통합은행장, 부행장 등 경영진 구성과 인력 구조조정, 점포 통합 등 조직 개편 과정이 얼마나 원만하게 이뤄지느냐도 관건이다.

KEB하나은행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정태 회장, 김한조 행장, 김병호 행장, 함영주 부행장, 김광식 감사 중 김 회장과 김 감사를 제외한 3명이 통합은행장 후보로 거론된다.

하나금융 회장을 하나은행 출신인 김정태 회장이 맡고 있는 만큼 외환은행 출신 김한조 행장이 초대 통합은행장을 맡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양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하나은행 출신인 김병호 행장과 함영주 행장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어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메가뱅크 출범하지만 수익성 제고는 여전히 숙제

KEB하나은행이 국내 자산 규모 1위인 메가뱅크로 다음달 1일 출범하지만 뛰어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저금리-저성장' 속 시중은행의 경쟁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덩치가 커진 메카뱅크라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수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등과 함께 4대지주인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KEB하나은행 출범으로 리딩뱅크 경쟁에 가세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수익성이 경쟁 은행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통합은행 출범 후 양 은행의 시너지를 통한 '수익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2분기 각각 1.37%, 1.44%를 기록했다. 신한은행(1.5%), KB국민은행(1.61%), NH농협은행(2%) 등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순이익도 하나은행은 5606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하는데 그쳤고, 외환은행은 2313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따라서 KEB하나은행은 출범 직후부터 양 은행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외환은행의 특화된 장점을 살려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것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KEB하나은행의 해외네트워크는 24개국 127개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많다.

업계 관계자는 "메가뱅크 KEB하나은행의 출범은 새로운 시작이자 도전의 연속"이라며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여기에 수익성까지 제고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잘 풀어나간다면 은행권의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에 합류해 국내 은행업계를 한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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