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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미화원 "경력 많아도 남자화장실 청소할 때 '모멸감'"


입력 2015.08.10 11:12 수정 2015.08.10 11:20        박진여 기자

"남자화장실 앞 ‘청소 중’이라는 표식 의무화해야"

여성청소원들이 남자화장실을 청소할 때 모멸감이나 수모를 자주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자료사진) ⓒ연합뉴스

화장실을 청소하는 여성청소원들이 남자화장실을 청소할 때마다 여성으로서 ‘모멸감’이나 ‘수모’를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지하철 9호선 동작역 남녀화장실을 관리하고 있는 경력 7년 차 한 여성 청소원은 10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우리(청소원)가 거의 여자라서 남자화장실 청소를 할 때 가장 힘들다”고 호소했다.

청소원은 “우리가 들어가면 남자 분들이 우리를 보는 시선이 굉장히 불편하다”며 “우리도 불편한 건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이어 청소원은 “어떤 남자 분들은 ‘왜 여자가 들어오느냐’고 욕을 하는 사람도 있어 무서워서 여자화장실로 숨을 때도 많다”며 “숨어도 계속 욕이 들린다”고 탄식했다.

이 청소원에 따르면 남성 청소원들은 전혀 없는 실정이고, 하루 9시간 근무 중 남자화장실은 1시간에 한 번씩 들어간다.

청소원은 “(경력이 7년차라) 이제 조금 뻔뻔스러워진 것도 있지만 그래도 남자 분들 소변 보고 있을 때나 이러면 들어가기가 그렇다”면서 “얼마 전부터 남자화장실에 들어가 청소할 때 화장실 문 주변에 ‘여성 미화원이 청소 중입니다’라는 노란 표지판을 세워두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지판을 세우기 전에는 우리가 불쑥 들어가면 남자 분들도 놀라고 우리도 민망했는데, 그나마 표지판을 세워두면서 우리가 청소하러 들어가는 것도 당당하고 덜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여성청소원의 이 같은 고충을 줄이기 위해 남자화장실 앞 ‘청소 중’이라고 표식하는 것을 의무화 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함께 라디오에 출연해 “남자화장실을 청소하는 여성청소부를 지키는 것이 여성인권을 실현하는 큰 걸음”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여성청소원들이 남자화장실을 청소하며 겪는 모멸감, 수모 등은 남녀 서로 불편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권, 여성인권의 문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에 해당 법안이 꼭 최종통과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안에 대해 지난달 1차적으로 발의만 해놓은 상태라며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19대 국회 안에 최종통과되리라고 해석했다.

해당 법안은 남자화장실 입구에 여성청소원이 청소하고 있음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을 설치해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이 표지판을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이 의원은 “외국 화장실 특히 중국 화장실 문화가 후진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화장실문화가 선진적이라고 하는 한국보다 외국의 경우 해당 안내 표지판이 더 많이 세워져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물론 외국에서도 법적 의무사항으로 적용하는 곳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다만 관례상이나 지침 상 많이 적용하고 있는데 한국은 그마저도 없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의원은 해당 법안이 최종통과 될 경우 화장실 출입이 아예 금지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한 걸음이라도 나가보자는 생각에 벌칙조항 같은 건 두지 않았다”며 “일단 시행을 해 보고 나오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이에 강제성을 둬야한다고 결론이 나면 강제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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