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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감정'까지 부추긴 롯데불매운동이 정말 답일까


입력 2015.08.13 11:07 수정 2015.08.13 13:41        김영진 기자

[기자의 눈]협렵업체 35만명 및 주주들 큰 피해...신중한 태도 필요한 시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삼부자간 벌어진 롯데그룹의 경영권 사태로 불거진 '롯데 불매운동'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집안싸움이 의도치 않게 반일감정으로 확대된 모양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댓글 등에는 '롯데 신씨 일가가 매년 신사 참배를 한다', '일본 롯데는 김연아 말고 아사다 마오만 후원했다' 등 확인되지 않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롯데는 일본으로 떠나라', '롯데는 한국에서 번 돈 일본으로 가져간다' 등 반일감정이 섞인 글들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에 금융소비자원과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비자단체들이 롯데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소비재 중심인 롯데그룹으로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치명적이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롯데는 한국기업'이며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역부족이었다.

불매운동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국민들이 롯데에 가장 흥분한 이유는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 오너가들이 일본어로 서로 대화하고 일본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육성으로 직접 들은 영향이 크다. 한국에서 수십 년간 사업을 하고 재계 5위라는 기업이 한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롯데 불매운동이 정답일지는 의문이 남는다. 롯데의 뿌리는 분명 일본에 있다. 하지만 현재 롯데에 종사하는 사람만 13만명이 넘고 세계적으로는 18만명에 달한다.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35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롯데 불매운동을 하고 롯데를 한국에서 몰아내는 게 정녕 목적이라면 35만명도 함께 실업자로 만드는 게 목적인 것인가. 물론 롯데를 대체할 수 있는 기업이 있을 수 있지만 35만명의 고용 보장은 장담할 수 없다.

롯데가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직원들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과 상생을 꾀하며 사업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그러나 롯데가 몇 십 년간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일으킨 크고 작은 사업 및 고용창출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전후 사정없이 불매운동을 벌인다는 것은 무책임한 발상일 수 있다.

롯데 불매운동으로 인해 우리의 가족이나 이웃이 실업자가 될 수도 있다. 또 롯데 불매운동은 롯데계열 상장사의 주주들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롯데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과 반일 감정으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35만명의 밥그릇을 걷어차는 것과 다름이 없다. 롯데 불매운동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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