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돈으로 만든 평양과기대, 사이버전사로 갚다니...
탈북 전문가들 "후원금으로 북 사이버 전사 키워주는 꼴"
한반도 평화를 비롯한 북측 사회의 국제화 및 경제적 자립 도모, 국제학술교류의 장을 마련키 위해 남북이 공동으로 설립한 평양 과학기술대학교가 북한 사이버부대 양성소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해당 학교의 운영자금중 상당수를 한국의 대형교회와 시민단체들이 지원하고 있어 우리가 나서 북한 사이버 부대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북한의 해커 양성 대학으로 알려진 미림대학교(현 김일정치군사대학) 출신의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전략센터와 겨레얼통일연대가 공동주최한 ‘북 사이버테러의 온상-평양과기대 지원 중단 촉구’ 전문가 기자회견에서 “평양 과학기술대학의 최고 인재들 중 일부는 군부조직에 동원돼 대남공작원, 특히 사이버 전사로 활동하게 된다”며 “해당 학교의 설립부터 운영까지 한국과 해외의 교민사회, 종교계의 후원금으로 이루어져 우리가 북한 사이버 전사를 키워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장세율 대표에 따르면 평양 과학기술대학은 과거 미림대(현 김일대)의 전자(사이버)전 대학과 선발기준 및 교육 방식이 판에 찍힌 듯 유사하다. 해당 대학들은 북한 내 최고의 IT 인재들을 양성해 국력강화를 위한 곳에 각각 배치시키는데, 이중 일부는 군부조직에 동원돼 사이버 전사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군부조직으로 차출된 이들은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인 대남해킹단 군부110호 연구소나 전문 해커 요원 양성소인 414 연락소, 이밖에 대외·대남 공작기구인 통일전선부, 225국을 비롯한 비밀경찰기구인 국가안전보위부 등 최고정보기관 내의 ‘대남사이버심리전’부서에 배치돼 사이버 전사로 활동한다”며 “과거 미림대(현 김일대), 모란봉대에 이어 평양 과기대서도 최상위급 인재들을 대거 군부조직에 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장 대표는 이러한 북한 사이버 전사 양성에 한국이 지원금을 통해 거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평양 과기대의 설립비용부터 운영자금까지 대부분을 한국과 해외의 교민사회, 종교계서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국가·대외전략이 군사력 증강, 특히 사이버테러에 집중된 만큼 우리의 지원금이 북한 사이버 부대를 양성시키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인도적 지원을 통한 동포애가 과연 북한 주민들을 살리는 길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한다”며 “그저 동포애에 젖어 의식이 희미해진다면 그와 동시에 대한민국 안보도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성인이 북한 소학교 학생들을 만나 귀엽다고 내려 보면 그 아이들은 서슴지 않고 우리에게 방아쇠를 당길 것이다. 동포지만 적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입장을 알아야 한다”며 “북 주민에게 절실하고 필요한 지원은 쌀과 기술이 아닌 진실로, 무의미한 동포애는 통일을 멀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한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도 “북한이 핵·미사일 다음으로 강력한 비대칭 전력인 사이버 테러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자국 내 컴퓨터공학 분야 최고 인재들을 대외·대남 공작기구에 상당수 배치하고 있다”며 “이 최고 인재들은 우리의 지원금을 먹고 자라 우리의 눈을 찌르고 있다”고 통탄했다.
강철환 대표는 “평양 과기대가 세워진 이후 2010년부터 북한의 사이버 테러 능력이 한층 더 강화됐다”며 “북한은 지난 기간 디도스 공격을 비롯해 농협 전산망 해킹, 그리고 방송사와 금융기관 전산망 마비사건, 심지어 원자력 발전소 관련자료 유출, 서울 메트로 해킹 등 심각한 테러를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강 대표는 “불과 몇 년 사이에 북한의 사이버 테러 능력이 대한민국 청와대를 뚫을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북한 최고의 IT계열 인재들이 모이는 평양 과기대와 연계가 안 될 수 있겠느냐”며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해당 학교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대표는 “북한을 지원하는 종교계, 시민단체 등 많은 분들이 그저 순수한 평화의 상징으로 또는 북한 과학기술 발전과 남북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평양 과기대 설립 목적인 IT기술의 획기적 성장은 곧 대남 사이버 테러의 전면화·본격화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해당 학교에 지속적인 지원을 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우리가 형사고발까지 할 생각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과거 북한 사이버부대 대남공작관련부서서 근무한 이철(가명) 씨는 해당 기자회견에 증언자로 나서며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생각해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등 조심스러운 자세로 평양 과기대에 대해 낱낱이 고발했다.
이철 씨는 “평양 과기대가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아직까지 여기서 나오는 사이버 테러단이 많지는 않지만, 해당 학교에 몰린 인재들이 지금 새로운 선진 과학기술을 배우며 사이버 테러전에 전격 나서고 있다”며 “북한은 평양과기대서 교육시킨 수재들을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에 내보내 1년 교육시키고, 이후 연변과학기술대 이름으로 영국에 유학을 보내는 등 전문해커부대를 질적으로 양성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씨는 현재 북한의 전문 해커부대가 한국 컴퓨터를 해킹해 돈을 인출해가는 보이스피싱 사기수법도 늘고 있다고 고발하며 우리의 지원이 사기단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후에 통일한국시대가 오면 북한에서 전문적으로 해킹 및 사이버테러를 자행하던 이들이 뭘 하겠느냐”며 “결국 그때에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그 전문지식으로 우리의 주머니를 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동포애를 갖고 투자한 평양 과기대서 글로벌 시대 최첨단 기술을 배워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며 “더 이상 북한의 전략은 핵무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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