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6조 투자로 올해 위기 극복하나
지난해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에도 올해 만만치 않아
20나노 D램·3D 낸드 등 고부가가치화로 돌파 승부수
SK하이닉스가 3년 연속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경신하는 고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4분기 D램 수요 부진 속에서 7분기 연속으로 이어져 온 영업이익 1조원 행진을 마감하며 올 해가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26일 공시를 통해 2015년 실적으로 매출 18조7980억원, 영업이익 5조3360억원, 순이익 4조32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0%, 4%, 3%씩 증가하며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연간 최대 실적에도 상저하고 흐름, 올해가 문제=하지만 4분기 실적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4160억원과 영업이익이 9890억원, 순이익 8710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41%와 46% 줄어드는 등 감소 폭도 모두 두 자릿수로 컸다.
이러한 부진은 D램(DRAM) 수요 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에 따른 것이다. PC와 스마트폰 시장의 동반 침체로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D램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컸던 것이 매출과 수익성 동반 악화로 이어졌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38달러였던 D램 가격(DDR3 4Gb 단품 가격)은 12월에는 1.72달러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D램이 주력인 SK하이닉스로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D램의 가격 추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성적표가 다소 아쉬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며 올해가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해 D램 수요가 20% 초반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어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은 고사하고 지난해 실적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기간내 수요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 등으로 활로를 찾아야 하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 날 진행된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올해는 IT기기 판매 증가보다 세트당 D램 용량 증가가 전체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DDR4 메모리를 탑재한 PC 판매 증가로 D램 채용량이 늘어날 수 있고 서버와 스마트폰에서도 고용량 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회사가 전반적인 시장의 회복보다는 고부가가치 D램을 채용한 제품 확대에 초점을 맞춰 사업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사물인터넷(IoT)와 가상현실(VR), 자동차 등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초기 시장이어서 성장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적극적 투자 통한 고부가가치화로 위기 극복하나=SK하이닉스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적극적인 투자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미 올해 6조원 이상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이 중 상당부문을 3D(수직구조) 낸드플래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력인 D램 뿐만아니라 낸드플래시까지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 어려운 업황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R&D)·안전환경·공장자동화 개선 등을 제외한 순수 팹(공장) 투자는 3D 낸드 위주로 이뤄지고 이를 빼면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감소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전체 투자규모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청주 M12 공장에서 2D를 3D로 공정을 전환하는 투자가 이뤄질 예정으로 올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완공된 이천의 M14 공장에서는 올해 양산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2층에서 3D낸드 생산 준비를 위한 클린룸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이러한 투자가 올 하반기부터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낸드플래시 제품 부문 실적 성장에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요 증가를 이끈 낸드플래시는 올해 모바일에 이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탑재 비중 및 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낸드 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30% 중후반대로 잡은 것도 이러한 부분의 성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2D를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는 상황으로 3D 수요와 캐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성장세는 더 높아질 수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전체 낸드 플래시 생산능력을 지난해와 비슷한 월 22만장(웨이퍼 기준)으로, 3D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은 월 2~3만 장 수준으로 각각 전망했다. 3D 36단 멀티레벨셀(MLC) 제품은 이미 지난해 3분기 개발을 완료,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로 연내 48단 트리플레벨셀(TLC) 제품 개발을 완료, 내년 초 양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력인 D램도 올 하반기 20나노 공정으로 전환, 4분기에는 20나노 D램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기며 미세공정을 통한 고부가가치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래학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그룹장(상무)은 "지난해 4분기에 투입된 컴퓨팅용 제품은 올 1분기 중 양산될 예정이며 모바일과 그래픽 제품은 1분기에 투입돼 2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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