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현 금리수준 충분히 완화적"

기준금리 연 1.50% 동결…추가인하 소수의견 나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적정 기준금리 수준과 관련 "현 금리수준이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자료사진)ⓒ데일리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적정 기준금리 수준과 관련 “현 금리수준이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1.50%로 동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기준금리는 완화적 수준”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미 시장에선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었다. 한국 경제가 더디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부담도 여전히 가볍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아직 여유는 있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한국도 금리를 따라 올릴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조정과 관련, ‘신중론’을 폈다. 이 총재는 “경제 심리가 나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를 낮출 때는 실물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한다”며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실물에 미치는 영향이 제약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에 이어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하성근 금통위원이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주장하며 소수 의견을 낸 것이 기준금리 인하의 ‘도화선’이 될지 주목된다. 실제 한은이 지난 2년간 기준금리를 4번 내릴 당시 1명의 소수의견이 나온 다음달 금리 인하가 결정됐다.

"하방리스크가 증대됐지만, 긍정적인 신호 있어"

이 총재는 세계경제 동향과 관련,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축소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앞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경제동향 관련, “2월중 내수동향을 보면 소비와 설비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진의 정도는 1월보다는 다소 완화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조금 증대되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가계대출은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부채 수준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계대출을 계속 중요한 과제로 보고 대처해 나가야하는 종전의 시각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