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능 방불케 한 삼성 직무적성 검사
전국 5곳과 미국 2곳 등 총 7곳서 동시 실시
언어·수리·추리 등 5개 영역 2시간20분간 진행
전날 내린 비로 먹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도 17일 오전 8시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국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에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지하철 3호선 도곡역과 분당선 한티역에서 학교 정문까지 가방을 멘 학생들의 행렬이 삼삼오오 이어졌다. 전날 오후부터 내린 비가 이 날 새벽까지 이어졌던 터라 우산을 손에 든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 행렬은 삼성그룹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 ‘GSAT'(Global Samsung Aptitude Test)가 치르기 위해 모여든 응시생 들이었다.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은 2시간20분 동안의 긴 시험 시간을 대비해서인지 편안한 복장이었지만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동하는 사이에도 예상 문제 프린트물을 보면서 한 문제라도 더 보려는 이들도 많았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입실 종료 시간인 8시30분 이전에 도착해 교문 앞에 마련된 자신의 고사장을 확인한 뒤 입실했다.
하지만 입실 종료 시간이 가까워 오면서 학교 정문에는 수험생을 태운 차량들이 몰리면서 한 때 혼잡을 빚기도 했다. 입실 종료 시간에 임박하자 택시에서 내려 헐레벌떡 수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또 이 날 학교 정문 앞에는 수정테이프와 컴퓨터용사인펜 등 시험시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들까지 등장해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존 ‘SSAT-직무역량면접-임원면접’ 등으로 3단계였던 채용 제도를 ‘직무적합성평가-GSAT-직무역량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 5단계로 대폭 변경했다.
또 기존 4.5만점에 3.0 이상이던 학점제한을 폐지하는 한편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해 이를 통과한 지원자만이 GSAT를 치를 수 있도록 했다.
응시생들은 언어논리 30문항(25분), 수리논리 20문항(30분), 추리영역 30문항(30분), 시각적사고 30문항(30분), 직무상식 50문항(25분) 등으로 총 160문항을 140분 내에 풀어야 한다.
오답이 발생하면 감점처리 되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는 빈칸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각 문제를 40~50초 내에 풀어야 하므로 시간분배에도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낙방한 뒤 GSAT에 재도전했다는 박모 씨(28‧남)는 “지난번에는 시간 배분에 실패했었다”면서 “이번에는 보다 신속하게 문제를 푸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응시생 김모 씨(29·남)는 “지난번 시험에 국사 문제가 많이 나와서 주로 역사 문제 위주로 대비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 날 단대부고를 비롯,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5개 지역과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총 7개 지역에서 GSAT를 일제히 진행했다.
한편 이번 상반기 삼성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전체 채용 규모는 약 1만4000명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상반기 대졸 공채는 4000명 가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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