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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벽’ AT 마드리드, 2012년 첼시의 향기


입력 2016.04.28 09:05 수정 2016.04.29 10: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바이에른 뮌헨 창 무디게 하며 1차전 승리

바르셀로나-뮌헨과의 대전, 첼시와 닮은 꼴

올 시즌 아틀레티코에게서 2011년 첼시의 모습이 연상된다. ⓒ 게티이미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아틀레티코)의 수비는 그야말로 통곡의 벽이었다.

아틀레티코는 28일(한국시각)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 1차전에서 전반 11분 터진 니게스의 환상적인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아틀레티코는 다음달 4일 뮌헨 원정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르게 된다. 아직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없는 아틀레티코는 1974년과 2014년, 두 차례 준우승이 이 대회 최고 성적이다.

그야말로 최고의 방패와 창의 대결이었다. 원정팀 바이에른 뮌헨은 볼 점유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공격의 주도권을 움켜쥐었고, 이를 막는 아틀레티코 수비진의 방어가 이 경기의 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아틀레티코는 축구가 볼을 오래 갖고 있다 해서 이기는 경기가 아님을 입증했다. 전반 11분, 뮌헨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니게스는 순식간에 상대 수비수 4명을 제치는 개인기를 선보였고,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마누엘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기가 막히게 오른쪽 방향으로 휘어 들어간 슈팅은 그대로 뮌헨 골망에 꽂혔다.

올 시즌이 시작됐을 때만 하더라도 아틀레티코의 선전을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지난해 우승팀 바르셀로나가 건재한데다 이른바 ‘레바뮌’으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 역시 반등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틀레티코 역시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는 고작 3실점만 하며 4승 1무 1패로 C조 1위를 차지했지만, 공격진들의 난조에 발목이 잡히는 듯 보였다. 실제로 아틀레티코는 PSV 에인트호번과의 16강전에서 2경기 모두 0-0으로 마쳐 답답한 경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의 가장 큰 무기는 수비였다. 그리고 8강에서 만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수비 축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아틀레티코는 8강 1차전에서 페르난도 토레스가 선취골을 넣었으나 10분 만에 퇴장 당했고, 결국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멀티골을 얻어맞은 뒤 1-2 역전패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홈으로 불러들인 2차전에서는 그야말로 절정의 수비라인을 선보였고, 그리즈만의 멀티골 맹활약에 힘입어 1~2차전 합계 3-2로 4강행을 확정지었다.

4강 상대 바이에른 뮌헨은 최고의 창을 지닌 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스리그서 단 5실점에 그치고 있는 아틀레티코는 뮌헨의 창을 무디게 하는 성공했다. 아틀레티코의 통곡의 벽은 원정 2차전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빅이어를 들어올린 2011-12시즌 첼시를 연상케 한다. 당시 첼시는 나폴리와의 16강 1차전서 1-3 참패한 뒤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감독을 경질하는 등 시끄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었는데, 로베르토 디 마테오 수석 코치가 부임한 뒤 실리적인 수비 축구로 기적을 연출하는데 성공한다.

먼저 나폴리와의 홈 2차전에서 기적과도 같은 4-1 승리로 8강행을 확정했고, 벤피카마저 물리친 뒤 만난 상대는 다름 아닌 이전 시즌 우승팀 바르셀로나였다. 첼시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올 시즌 아틀레티코의 수비와 맞먹는 절정의 수비 축구를 선보였다. 그리고 원정 2차전에서 페르난도 토레스가 결승행을 확정짓는 골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장면이다.

바르셀로나 다음에 만난 상대가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점도 닮았다. 하필이면 결승전이 열린 장소가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이었다. 첼시는 이곳에서 다시 수비 축구를 들고 나왔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클럽 역사상 최초의 빅이어를 들어 올리게 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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