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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땅으로부터"...'친환경 미래' 매일유업 상하농원 가다


입력 2016.05.21 13:07 수정 2016.05.21 13:15        고창(전북) = 데일리안 김영진 기자

농촌-소비자-기업 선순환 사이클, 진정성 있는 농촌형 테마파크...매일유업 미래 볼수 있어

전복 고창군에 지난달 3만평 규모로 개장한 상하농원 전경. ⓒ데일리안
우리가 매일 먹는 먹거리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 트렌디한 인테리어와 컨셉으로만 가득한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들이 제대로 된 먹거리인가. 고급 슈퍼마켓에 '조명발'로 화려하게 진열돼 있는 과일들은 흙 묻은 과일보다 더 깨끗한 것일까...

매일유업이 지난달 22일 전북 고창군에 정식 개장한 농촌형 테마공원인 상하농원은 이런 우리의 먹거리에 대한 위기의식 및 바른 먹거리를 선보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농장형 체험공간이다.

지난 20일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서 내려 승용차를 타고 한 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드넓은 상하농원은 맑은 하늘 아래에 보리가 자라고 있고 소가 풀을 뜯으며 어린이들이 직접 빵과 소시지를 만들고 있었다. 상하농원이 위치한 고창군은 유네스코에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 할 정도로 청정지역으로 꼽힌다. 유네스코에서 군단위로 청정지역을 지정한 곳은 고창군이 유일하다. 그만큼 이 곳에서 자라는 농산물들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상하농원의 설립 취지는 단순히 소비자로서 바른 먹거리를 구입해 먹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직접 체험해 보면서 자연을 생각하고 땅을 느끼며 농부의 노동 가치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상하농원의 모토 역시 '짓다-놀다-먹다'이다.

상하농원을 기획할 때부터 참여한 박재범 대표는 "우리 주변에 화려한 것도 많고 맛있는 것도 참 많지만 진정 이로운 것은 더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상하농원을 만들게 됐다"며 "국민들에게 우리의 먹거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만들고는 있는지 등 제대로 된 먹거리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농원은 2008년경 일본을 자주 다니던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이 일본에서 모델을 발견하고 기획하게 됐다. 이후 매일유업은 2009년 일본 미에현에 있는 모쿠모쿠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유기농우유와 치즈 등을 생산했던 상하목장 인근에 부지를 매입해 상하농원을 만들게 된 것이다. 즉 상하농원 프로젝트는 매일유업의 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회장은 거의 매주 상하농원을 찾아 직접 챙기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곳에 270억원을 투자했고 정부(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고창군)가 각각 50억원을 출자했다.

상하농원은 개장한지 1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터넷 카페 등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벌써부터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 주말의 경우 하루 평균 400여명 정도 상하농원을 찾고 있다고 한다. 소시지, 아이스크림, 밀크빵 등이 만들어지는 먹거리 체험교실 예약은 6월 둘째 주까지 기다려야한다.

그동안 외식·식품업계에서는 '바른 먹거리'를 지향하고 농촌을 생각하는 제품 및 레스토랑들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컨셉'에 그쳤다.

하지만 상하농원의 프로젝트는 땅과 자연, 농부를 생각하고 바른 먹거리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체험하고 즐기는 '진정성 있는 농촌형 테마공원'을 지향한다. 이곳에서 체험하고 판매하는 것 중 '가짜'는 없는 것이다. 전시용 빵 조차 실제 빵으로 채웠다.

이를 상하농원 측은 6차 산업이라고 표현했다. 단순 생산에 머물렀던 농업(1차 산업)에서 가공(2차 산업)과 유통, 서비스, 관광(3차 산업)을 접목한 것이 6차 산업이라는 것이다. 1, 2, 3을 더해도 6이며 1, 2, 3을 곱해도 6이여서 6차 산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고창군 농민들이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하농원 파머스마켓. ⓒ데일리안
상하농원 내 파머스마켓에서는 고창군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실명으로 직접 가격을 정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다. 상하농원은 농산물에 대한 검증 및 컨설팅 명목으로 10~15%의 수수료를 받는 대신 농부들에게는 제대로 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유통 활로를 열어주고 소비자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취지이다. 기업과 농촌의 상생 프로그램인 셈이다.

또한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의 미래를 볼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도 맡고 있다. 매일유업은 기존 유업체에서 종합 식품·외식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그것도 프리미엄, 친환경, 슬로푸드를 지향하는 것이 매일유업의 미래이다.

상하농원 내에는 피자와 파스타 등을 판매하는 '상하키친'이 운영되고 있으며 한식 레스토랑인 '농원식당'과 뷔페레스토랑 '농부의 식탁'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식자재는 거의 상하농원 내에서 재배 및 판매되는 친환경 제품들이다.

또 유기농 우유로 만드는 '카페 젤라또'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카페 젤라또'는 폴바셋 내에서 판매될 가능성도 있으며 별도의 브랜드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 상하농원 내에는 '파머스빌리지'라는 객실 30개 규모의 호텔 및 스파도 오픈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상하농원은 지역사회와 정부, 기업이 농업의 본질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에 뜻을 모아 시작된 상생 프로젝트"라며 "상하농원이 차세대 미래 성장 동력인 한국형 6차 산업의 성공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농가 및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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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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