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7' 이 영화의 묘미는 이병헌 존재감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걸작 영화 '황야의 7인'
덴젤 워싱턴·에단호크와 어깨 나란히 한 이병헌
영화 '매그니피센트7'은 이병헌이 비로소 할리우드에 제대로 안착했음을 선언한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병헌이 덴젤 워싱턴, 에단 호크 등 할리우드 명품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갖는 의미는 크다.
'매그니피센트7'은 일본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1954)를 리메이크한 1960년작 '황야의 7인'을 다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7인의 무법자들이 한데 모여 벌이는 통쾌한 복수극을 그린 작품으로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충실하게 따라가면서 7인의 무법자들이 품고 있는 각자의 이야기를 한데 버무려 극에 활기를 더한다.
'황야의 7인'은 율 브린너를 비롯해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로버트 본, 제임스 코번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등장해 흥행에 성공한 것은 물론, 작품으로 서부 영화의 품격을 높여놨다는 극찬을 받은 걸작 중 걸작으로 꼽힌다.
이런 대작을 리메이크하는 건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이기도 하다. 최근 개봉한 '벤허'가 혹평 세례를 받고 있는 것만 봐도 좋은 원작이 흥행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안톤 후쿠아 감독은 원작을 단순히 리메이크하는 것을 넘어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차별화하는데 주력했다. 파격적인 캐스팅과 달라진 캐릭터 해석은 이 작품에서 전작의 향수마저 지우게 한다.
특히 '황야의 7인'에서 7인의 무법자들이 모두 백인이었던 것에 반해 '매그니피센트 7'은 지금까지 서부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흑인, 동양인, 멕시코인,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 등 다양한 인종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는 원작을 사랑했던 관객들에겐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이병헌 또한 그런 측면에서 큰 부담을 떠안은 채 작품에 임했다고 볼 수 있다. 자칫 원작을 훼손한 원흉으로 비난 세례를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 관객이 볼 때 이병헌의 존재감엔 합격점을 줄만했다. 오히려 이병헌이 있기에 영화를 더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병헌은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에단 호크 등 할리우드 명품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한다.
영화 초반 첫 등장할 때만 해도 거수기 정도에 그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존재감을 높여가며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특히 영화 속 영혼의 단짝으로 등장하는 이병헌과 에단 호크와의 국경을 넘어선 우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이 작품을 원작 못지않은 걸작으로 만들기보다는, 현대 감각에 맞는 오락 영화로서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 듯하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적인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특수효과가 잔뜩 버무려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게 빠르고 웅장하고 경쾌하다. 여기에 더해 적재적소에 더해진 음악과 끝없이 터져 나오는 총성 소리는 관객들이 잠시도 지루할 틈 없이 스크린에 몰입하게 해준다.
하지만 현대적 해석을 덧붙이면서도 서부영화로서의 기본기에 충실한 점이 두드러진다. 리얼 건 액션, 말을 타고 황야를 내달리는 추격 액션, 그리고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맨몸 액션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모두 갖추고 있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위해 시각 효과를 최소화한 아날로그 액션 장면을 연출했다.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 총을 쏘는 장면 등 대부분의 장면들이 시각 효과 없이 직접 스턴트 촬영을 통해 카메라에 담아내 살아 있는 액션 장면이 탄생했다.
서부영화에 익숙한 중장년층 관객들은 물론, 낯설게 느낄 만한 젊은 관객들도 색다른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추석 연휴를 앞둔 13일 전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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