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탈출구 달러보험…토종 생보사엔 '그림의 떡'
"트럼프 효과로 달러화 영향력 강화 기대" AIA생명 판매고 2.6배 껑충
환율상품 구조화, 시장변동 리스크 테이킹 한계…국내업체 출시사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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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등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달러보험이 보험업계 내 투자처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기반이 부족한 국제 환율상품 개발 여건 등으로 국내 보험사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으로 인식되고 있다.
"달러화, 기축통화로써 역할 강화" 기대감에 올해 실적 호조세
5일 AIA생명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무)골든타임 연금보험'의 판매실적이 지난 10월 기준 초회보험료 기준 1억950만달러(1285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저축성보험인 (무)마이달러저축보험과 더불어 총 2종의 외화보험을 판매 중인 AIA생명은 해당 상품 판매로만 1년 만에 약 2.6배의 실적을 거둬들인 것이다.
이 상품의 판매 호조세는 국제 경기 흐름과 상당부분 맞아떨어졌다. 브렉시트 발생 직전인 지난 5월 58건에 그쳤던 판매 실적은 브렉시트 발생 직후 2배(134건) 이상 상승해 초회보험료 역시 5월 기준 565만달러에서 2달 만에 2배 성장한 1114만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잠시 주춤했던 판매 실적은 이번 트럼프 당선을 기점으로 또다시 늘어나 지난 7월 3억 달러였던 초회보험료는 4달 만에 4억달러로 1억달러 이상 상승했다.
이같은 현상은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더 안전한 자산으로 취급받는 달러화에 돈이 몰리면서 10년의 장기상품임에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이들의 돈이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IA생명 관계자는 "달러보험의 경우 환율에 굉장히 민감한 상품이다 보니 전망 하나에도 실적이 오르락내리락 한다"며 "그런데 올해 같은 경우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한 트럼프가 미 대선에 승리한 데 달러화가 향후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이 나오면서 상품 판매가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접근성 한계 및 불확실성이 큰 벽..."'환' 흐름 잘 알고 투자해야"
한편 보험연구원은 최근 미 대선 결과 등에 따른 미국 금리상승 및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해외투자 확대 보험사에 긍정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도 일부 외국계 보험사를 제외한 국내 보험사에서는 달러상품 출시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투자가 이루어지다보니 일반적인 판매 채널이 아닌 시중은행 등과 연계한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그쳐 일반 고객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데다 그 수요 역시 달러를 통해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일부 자산가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내 보험개발 환경 자체가 자산운용이 아닌 계리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실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보험조정실장은 "달러보험의 경우 투자상품 성격이 강해 자산운용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그런데 국내 보험사의 경우 상품 개발에 있어 상품 개발과 자산운용 간 공조체제가 부족한 데다 달러화 익스포저에 대한 운용관리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라는 점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여기에 여전히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세계 각국의 경제적 변화의 불확실성 역시 국내 달러상품 출시에 있어 큰 장애물로 지적됐다. 이에대해 임 실장은 "당분간 달러화 강세는 계속되겠지만 그 이상의 국내외 경제 변화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유래 없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결국 달러보험에 뒤따르는 환 위험에 있어서도 보험사가 아닌 고객들이 지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 스스로 국내외 시장 상황을 잘 이해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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