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대란 이은 독감백신 대란…제약사 '표정관리'
녹십자 800만·SK케미칼 500만·일양 백신 200만도즈 완판
조류인플루엔자(AI) 충격에 이어 사상 초유의 독감 유행으로 독감 치료제인 백신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고 있다. 반면 백신 제조사들은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장밋빛 전망을 예고했다.
3가 백신은 유행이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 3종을 예방하는 백신이고 4가 백신은 유행이 예상되는 4종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현재 유행주인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3N2'는 4가 백신은 물론 기존 3가 백신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가능한 독감백신은 녹십자의 3가 백신 '지씨플루프리필드시린지주'와 4가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주', SK케미칼의 3가 백신 '스카이셀플루프리필드시린지'와 4가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일양약품의 3가 백신 '일양플루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와 4가 백신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4가 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 등이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3가 백신 400만 도즈(주사 1회 투약분), 4가 백신 400만 도즈를 포함해 올해 800만도즈를 완판했다. SK케미칼도 3가 백신 250만 도즈와 4가 백신 250만 도즈 등 총 500만 도즈를 모두 완판했다. 일양약품도 200만 도즈를 모두 소진했다.
제조사 기준의 완판은 창고에서 병원으로 백신이 공급된 상황이지 환자 투여를 의미 하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독감백신 매출을 좌우하는 건 반품돼 폐기하는 물량으로 본다. 독감백신은 매년 유행하는 균주에 따라 해당연도에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독감백신은 여름에 생산하며 하반에 반품한다.
백신 대란과 같은 백신 부족 현상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백신 생산에는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리므로 지금처럼 독감 유행이 거세진다고 해도 추가 생산을 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독감백신은 매년 전체 물량의 15% 정도가 폐기되는 알려졌으나 올해는 계절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제조업체들이 반품 폐기 부담을 다소 덜어낼 전망이다.
백신 제조사 한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독감 유행으로 접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반품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모니터링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중 계절 인플루엔자 의사(유사)환자수는 49주(11월27일~12월 3일)차에 1000명당 13.3명으로 유행기준(8.9명)을 넘었다. 51주(11~17일)차에는 61.4명으로 폭증했다. 독감 유행이 해를 넘기기 전에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각에서는 때이른 독감 대유행으로 백신 대란현상이 빚어지고 있어 독감백신 제조사의 4분기 실적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계절독감백신 접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백신 제조사인 녹십자, SK케미칼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현재의 물량 소진이 실제 매출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백신 생산 및 공급은 이미 끝났기 때문에 접종자가 많아진다고 해서 급격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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