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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희정 ‘네거티브’ 논란에 "측근이 문제" 공방


입력 2017.03.22 00:00 수정 2017.03.22 06:29        이슬기 기자

문 "안희정 주변 네거티브 몰두하는 분들 있다. 단속해야"

안 "더문캠 화력이 최고, 지지 그룹 비방 얼굴 화끈거릴 정도"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회 녹화 전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논란이 인 ‘네거티브 공방’ 문제를 두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문 전 대표가 안 지사 측에 합류한 비문(비 문재인)그룹 의원들을 문제 삼은 반면, 안 지사는 더문캠 인사들의 네거티브가 도를 넘었다고 맞섰다.

안 지사는 22일 방영된 MBC 민주당 경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 문 후보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문제는 우리를 돕는 사람들이 네거티브를 한다. 문 후보 주변의 분들이 네거티브를 엄청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특히 “비판의 내용이나 양상이 상대의 인격을 공격하는 게 문제”라며 “댓글이나 문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팟캐스트에서 상대 후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시라”며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선거운동에 몰입되다 보면 몸싸움이 벌어지는데, 그 부분의 화력은 문 후보 쪽이 제일 강하다”며 문 전 대표의 대규모 캠프를 직격했다.

앞서 문 전 대표의 지지자 중 일부가 조직적으로 타 후보들에 ‘문자 폭탄’을 보내거나 인신공격성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또한 손혜원 의원 등 더문캠에 합류했던 인사들이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거나 상대 후보들에 대한 지나친 비난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하차하기도 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안희정 후보는 선의의 정치를 하는, 네거티브를 원치 않는 분이라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안 후보 주변에는 정말로 네거티브에 몰두하는 분들이 있다. 안 후보의 뜻은 아닐 거라 생각하고, 혹시라도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분이 있다면 정말로 멀리하거나 단속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자들끼리 인터넷상에서 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선대위 차원에선 그렇게 하지 말자”며 “안 후보의 대연정에 대해 비판 의견을 이야기했을지언정 그것과 네거티브는 엄연히 다르다. 그 점은 우리가 마땅히 토론해야 할 쟁점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안희정캠프에는 변재일·박영선 의원 등을 비롯해 그간 당내에서 비문 그룹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이 대거 합류한 바 있다. 그간 안 지사는 문 전 대표 등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성 발언 자체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현역 의원들이 캠프에 함께한 이후, 전략 단위를 중심으로 ‘대 문재인 공세’에 화력을 한층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이 나왔다고 한다.

실제 변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더문캠의 대규모 자문단을 겨냥해 “보수와 진보 등 충돌되는 전문가들을 한 곳에 담아서 뭐가 뭔지 혼란이 오고 잡탕이 돼 버렸다”고 날을 세웠고, 박 의원도 같은 날 문 전 대표의 '강물' 발언에 대해 "오물까지 다 쓸어서 잡탕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을 두고 대변인 논평을 비롯해 집중 공세를 펼쳤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후보 간 감정싸움이 도를 넘어서면서 향후 본선에서도 힘을 모으기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게다가 경선이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로 굳어질 경우, 과거 민주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수차례 지적받았던 분열 양상이 또다시 반복돼 중도층 등 일부 지지그룹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이러한 양상은 후보들의 선거 전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와 차별화된 정책 또는 신념으로 존재감을 인정받기보다는 '비 문재인 그룹'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본선에서 보수 진영으로부터 한층 거센 네거티브 공세를 받을 것을 대비, 내부 경선에서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존한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 녹화 후 기자들과 만나 “네거티브냐, 아픈 비판이냐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국민들 입장에선 꼭 필요한 객관적 사실에 입각해서 상대가 아플 만한 비판을 할 수 밖에 없고, 상대 입장에서는 비판이 아니라 비방 마타도어로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안희정표 대연정에 대한 공방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반면 안 지사는 대선 후 국내외적으로 맞이해야 할 산적한 문제들을 거론한 뒤 “이런 것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 문 후보는 일단 정권교체만 하고 보자고 하신다”며 대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경선 때부터 서로 간 원수처럼 해놓고 나중에 힘을 모으자고 하면 제대로 모아지겠느냐”며 “대연정과 같은 대통합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네거티브 이야기 때문에 그 이야기 할 기회를 놓쳤다”고 반박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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