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장? 류현진, 리치 힐도 교본이다
떨어진 스피드의 패스트볼 보다 변화구 구사 늘려야
피홈런 줄일 수 있는 방법..느린 힐 커브 구사율 높아
류현진(30·LA다저스)이 시즌 세 번째 선발등판 경기에 나선다.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각) 미국 LA다저스타디움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한다. 지난 8일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만난 콜로라도 타선과 선발 투수(좌완 카일 프리랜드)와의 리턴 매치다.
콜로라도에는 거포들이 즐비하다. 놀란 아레나도와 마크 레이놀즈가 홈런 4개로 공동 8위에 올라있다. 찰리 블랙몬이 홈런 3개로 뒤를 쫓고 있다. 지난해 뜨거운 홈런포로 화제가 됐던 트레버 스토리, 3번 타순의 카를로스 곤잘레스 역시 경계할 타자들이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콜로라도와의 부상 복귀전에서 4.2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는 4.2이닝 4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좌완 포비아’에 휩싸인 다저스 타선이 이번에도 좌완 투수를 만나 1승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류현진은 올해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선발 등판한다. 게다가 낮 경기가 아닌 밤 경기로 열린다.
다저스 구장은 낮 경기에 홈런 빈도가 높다. 따라서 야간 경기에 등판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지난번 류현진이 홈런을 2개 허용했던 시카고 컵스저 또한 낮에 열렸다. 류현진은 그간 야간 경기에서 투구내용이 더 좋았다.
류현진 2017시즌 성적
5.79 ERA, 6.25 FIP, 3.27 xFIP(통산 3.29)
이제 2경기 치른 상황이라 성적이 무의미할 수 있지만, 데뷔 1~2년차에 비해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5.79,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는 6.25로 평균자책점보다 더 높다. xFIP(기대홈런 반영 FIP)로 보면 3.27로 류현진의 통산 xFIP인 3.29와 별다를 것이 없다.
xFIP는 FIP와 다르게 리그 홈런수를 반영해 계산한다. 류현진의 xFIP와 FIP의 성적 차이는 홈런 때문이다. 결국,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불어난 피홈런 탓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류현진의 피홈런 증가는 첫 경기에서 예측됐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구속은 과거 평균 91.3마일에서 89.5마일로 약 1.8마일 하락했다(브룩스 베이스볼 기준). MLB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투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2.73마일, 류현진은 89.28마일이다.
흥미로운 점은 류현진의 패스트볼에 대응하는 타자들의 타구 속도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평균적으로 타구 속도 89.82마일을 나타냈는데 구속이 떨어진 류현진 상대로는 93.24마일을 찍었다. 타구 속도가 93마일 이상이 되면 타율은 0.507로 올라간다.
메이저리그 속구 평균 구속 및 타구 속도 비교
MLB 평균 포심 패스트볼 구속 92.73 마일 -> 타구 속도: 89.82마일
류현진 평균 포심 패스트볼 구속 89.28 마일 -> 타구 속도: 93.24마일
류현진은 시카고 컵스와 두 번째 경기에서 6개의 안타를 맞았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은 모두 패스트볼이 홈런 포함 6개의 안타로 연결됐다. 류현진의 패스트볼의 구속 하락은 타자들의 타구 속도를 높였고, 피홈런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는 류현진의 성적 하락으로 직결됐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2년차였던 2014시즌 등판한 26경기 중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1.7 마일 이상이었던 13경기에서 리그 정상급 성적인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평균 구속 약 92마일을 구사하는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보장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은 평균 구속이 89.3마일 정도에 머물러 있고, 아직 최고 구속이 91.8마일에 그친다.
평균 구속이 떨어진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일단 패스트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한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0.570인데 반해 나머지 구종에서 피안타율 0.063을 기록했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을 제외하면 1할이 안 되는 피안타율이다.
구속이 떨어진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대신 투심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고, 변화구 구사를 지금보다 더 높이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류현진에게 살아있는 교본이었다. 현재 다저스에서 류현진의 새로운 교보재가 될 만한 좌완 투수가 있다. 3선발 리치 힐이다.
리치 힐은 만 37세로 지난해 후반기 다저스로 이적했고, 12승5패 ERA 2.12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다저스와 3년 4800만 달러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리치 힐의 강점은 커브다. 리치 힐은 현재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패스트볼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커브의 궤적 및 속도 등을 달리하며 다양한 커브를 약 50% 비중으로 던진다. 제구가 되는 그의 커브는 공략이 매우 까다로운 구종이다.
류현진은 패스트볼 구속을 잃었지만, 여전히 좋은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반감된 패스트볼 위주의 볼배합을 버리고 다양한 변화구 위주로 타자의 허를 찔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양승준/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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