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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만능통장'이라던 ISA, 왜 안보이나 했더니


입력 2017.06.22 16:24 수정 2017.06.22 16:57        전형민 기자

낮은 수익률, 제한적인 가입요건, 제도적 한계 '삼중벽'

지난해 말부터 신규 가입자 줄고 기가입자도 탈퇴

업계 "새 정부 ISA 정책 공약 기대"

'국민만능통장'으로 불리던 ISA가 최근 신규 가입자는커녕 기가입자까지 빠져나가며 퇴보하고 있다. ISA 신규 가입자 추이. ⓒ금융투자협회

'국민만능통장'으로 불리며 지난해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200만 명을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Individual savings account)가 최근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등 퇴보하고 있다. 낮은 수익률, 제한적인 가입요건 등이 빚어낸 결과라는 분석과 함께 세제혜택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첫 걸음마를 뗀 ISA의 가입자는 첫 달 100만 명 이상 가입한 이후 매달 신규 가입자가 줄더니 지난해 12월부터는 기존 가입자조차 이탈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기록인 올해 4월말 가입자는 전달대비 2만여 명이 감소한 211만 명에 머물렀다.

업계는 ISA가 흥행에 실패하는 원인에 대해 낮은 수익률, 제한적인 가입요건, 제도적 한계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업계는 ISA의 운용성과상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점을 가장 큰 실패의 요인으로 봤다. 실제로 ISA MP(Model Portfolio·증권사가 추천하는 투자 종목 모음)의 수익률을 보면 지난해 3월14일 ISA가 시행된 이후 총 103개의 MP중 최고 수익률 MP의 수익률은 16.26% 였다. 103개 중 93개가 한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중 2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평균 수익률은 5.25%에 불과하다.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로는 '저금리'와 더불어 '이중 수수료'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객들이 ISA 계좌에서 펀드를 사면 펀드수수료와 ISA 운용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금리도 낮은데 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면서 "도무지 매력이 없는데 누가 가입하겠느냐"고 말했다.

제한적인 가입요건과 제도적 한계도 문제다. ISA의 현행 가입요건 중 업계가 꼽는 문제점은 '소득이 있는 사람'과 '5년간 중도인출 불가'다. 업계는 이와 관련 '18세 이상 국내 거주 주민'과 '중도인출 허용'으로 조건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가뜩이나 가입자가 줄어들고 일부 빠져나가기까지 하는데 가입요건만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제도적 한계'는 ISA 문제의 근본 원인이자 해결방안으로 보인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계 재산증식을 위한 ISA 발전 방향' 보고서에서 ISA 제도의 성공을 위해선 '중도인출허가'와 '세제혜택'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갑작스런 목돈 지출에 대비한 중도인출 허용 문제는 장기저축에 가입하는 소비자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현실에서 정책목표(저축증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정한 중도인출 정책(학자금, 주택마련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제혜택에 대해서도 "현재 ISA의 불입한도인 2000만 원까지 저축을 유인하려면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는데 5년 최대 1억 원(연간 2000만 원씩 5년)의 저축 중 세제혜택은 2000만 원에 불과하다"며 "ISA를 비과세 상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새 정부는 ISA 제도의 이 같은 한계점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설 분위기다. 지난달 8일 이용섭 당시 비상경제대책단장(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ISA 가입 대상을 소득 여부와 관계 없이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달 25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ISA와 관련 '5년 중도인출 불가' 규정 완화를 보고하는가 하면 최근 기획재정부와 세금 감면폭 확대와 관련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ISA 정책공약이 업계의 요구와 꼭 맞다. 그대로만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귀띔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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