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금리인상…설정액 줄어든 채권형 펀드
채권형ETF 설정액, 최근 한 주 동안 603억원 '순유출'
한국과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단행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이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는 11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 자금의 이동으로 저금리 속에서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환매 러시'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한달 새 364억원이 순유출됐다. 특히 사상 첫 2500 터치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23일 하루에만 채권형 펀드는 180억원이 빠져나갔다. ETF만 놓고 보더라도 채권형의 설정액 감소는 두드러졌다. 국내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국내채권형 ETF는 한 달새 1973억원, 23일 하룻동안 147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증시 속 환매가 이어졌음에도 국내주식형 펀드는 297억원이 순증했다. 특히 금융주 등에 투자하는 금융 펀드의 설정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금융 펀드는 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이 고조된 최근 한 주 사이 전체 설정액의 10%인 425억원이 순증했다. 같은 기간 채권형 ETF가 603억원 순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기준금리가 상승될 경우 시장금리의 동반상승으로 채권형 펀드의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채권형 펀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든 한국 금리든 계속 낮출 순 없고 장기적으로 금리 인상은 시간 문제"라며 "현재로서는 선뜻 채권 관련 투자를 권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만큼 한 가지 업종에 특화된 펀드보다는 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나 기준금리와의 연관이 높은 금융 펀드의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도 나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리가 올라가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간의 차이)이 확대되고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관련 업종 주가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히려 지금이 채권형 펀드 투자의 적기라는 주장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 축소 이야기가 업계에서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며 "여전히 주식이 좋아 보이지만 부담도 쌓이는만큼 향후 주가 조정에 대비한 일종의 헤지성 채권 펀드의 비중 확대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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